우여곡절 끝에 노무현 대통령과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간의 ‘민생 회담’이 성사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지난 30일 이병완 대통령 비서실장과 박재완 한나라당 대표 비서실장간의 1차 실무회담 뒤 양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민생경제 대책과 2월 국회 입법처리 문제 등을 논의하되 개헌 문제는 제외키로 했으며 생산적 회담을 갖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일정과 의제 등 세부계획 조율을 위해 1일 2차 실무회담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는 경제 문제 뿐만 아니라 국정 전반에 걸쳐 매듭을 풀어나가야 할 책무가 있다. 그런데도 한번 만나기가 이처럼 어려운 것은 그만큼 우리 정치문화가 경색돼 있음을 말하며 이를 해소시키지 못한다면 계층간의 갈등 해소 또한 기대하기가 쉽지 않다.
임기를 1년여 남겨 둔 시점에서 청와대가 야당이 주장해 온 ‘개헌 문제 제외’를 수용해 민생 회담을 성사시킨 것을 중대한 진전이라고 보는 까닭이다. 현재 민생 뿐만 아니라 경제를 비롯한 국정 전반에 걸쳐 긍정적 측면보다 부정적 측면이 더 부각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경제 분야에 대해서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까지 나서서 ‘복지 수요 증대와 국가부채 급증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보고서를 낼 정도로 심각하다.
이는 아직도 표류를 계속하고 있는 연금 개혁, 사법개혁 관련 법안과도 직간접으로 관련된 문제이며 정부가 정력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양극화 해소, 균형 발전 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들이다.
상당 기간 단절됐던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간의 대화가 복원되었다 해서, 다시 말하면 한번의 ‘청와대 민생 회담’으로 현안 해결의 실마리를 기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적어도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무릎을 맞대고 민생 해결책을 찾는 모습을 보이는 것 하나만으로도 적지 않은 긍정적 효과가 있다.
말로만의 민생이 아니라, 민생의 어려움을 풀어줄 실질적 성과를 냄으로써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회담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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