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중국어선 검문 과정에서 숨진 고 박경조 경위(48·1계급 진급) 사망사건을 조사 중인 전남 목포해양경찰서가 27일 오후 중국어선을 나포해 목포해경 전용부두로 압송한 가운데 해경이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흉기들을 수거하고 있다.
불법조업 단속 경찰관 사망사건을 수사중인 해경은 사건 당시 중국 선박에 타고 있던 중국인 선원 11명 전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키로 했다.
목포해경은 28일 “해상 검문 당시 단속 경찰관이던 고(故) 박경조 경위(48)에게 격렬히 저항한 것으로 확인된 중국인 선원 11명 전원을 상대로 1차 조사를 마쳤으며, 이날 오후 2차 조사가 끝나는 대로 이들 모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일단 특수공무집행방해 치사죄와 배타적 경제수역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한편 당시 현장상황을 녹화한 비디오 판독 결과 중국인 선원 3명이 삽으로 박 경위를 폭행한 사실을 확인, 신원이 파악되는대로 이들 3명에 대해서는 살인죄를 추가 적용할 방침이다.
이들은 지난 25일 오후 7시40분께 전남 신안군 소흑산면 서쪽 73km 해상에서 무허가로 불법 조기잡이를 하다 해경에 적발돼 달아나던 중 검색팀장인 박 경위 등이 배에 오르려 하자 삽과 쇠파이프, 쇠뭉치 등으로 거세게 저항하는 과정에서 박 경위를 바다로 빠트려 숨지게 하고, 동료 경찰관 6명에게 크고 작은 부상을 입힌 혐의다.
해경 관계자는 “2차 조사에서는 함정에서 촬영한 영상자료 분석작업과 적극 가담자 분류작업이 동시에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선원들은 당초 “검문 당시 단정 뒷편에 있었다”며 흉기사용 사실을 강력히 부인했으나 밤샘 조사과정에서 일부 선원이 폭행사실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져 수사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해경의 무리한 작전과 허술한 안전 장치에 대한 지적의 목소리도 일고 있다.
특히 유족측은 “사고 당시 비디오 화면만 제때 분석했어도 박 경위를 살려낼 수 있지 않았겠느냐”며 “개인 보호장비가 턱없이 부족하고 기상 상태마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해경이 무리하게 나포작전을 펼치면서 구조가 늦어졌다”고 반발하고 있다.
유족측은 또 “사고가 난 지 하루가 지나서야 해경이 관련 사실을 통보해 왔다”며 늑장 통보도 질타했다.
한편 목포 현지에는 이날 오전 강희락 해경청장이 현장을 방문한데 이어 오후에는 정종환 국토해양부장관이 박 경위의 시신이 안치된 목포 한국병원을 찾는 등 각계의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박 경위의 영결식은 29일 목포해경 앞마당에서 서해해양경찰청장장(葬)으로 열리며, 시신은 국립 대전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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