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국민임대 아파트와 분양 아파트 주민들간에 어린이 공원 출입구 담장 설치문제를 놓고 2년간 갈등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시공사인 대한주택공사가 갈등 한 원인을 제공했다는 비난여론이 일고 있다.
28일 대한주택공사 광주전남본부와 광주 북구에 따르면 지난 25일 광주 북구 동림지구 H아파트 1·2단지 경계에 위치한 어린이 공원 출입구에 길이 6m, 높이 2~3m에 달하는 담장이 설치돼 1·2단지를 연결하는 통로가 아예 사라졌다.
이는 지난 5월에도 H아파트 2단지 주민들이 어린이 공원 출입구를 철제 담장으로 봉쇄해 광주 북구가 철거명령을 내려 철거됐으나 다시 설치된 것이다.
H아파트 1단지는 국민임대로 52~62㎡면적 1천442가구가 살고 있고 H아파트 2단지는 분양으로 95~109㎡면적 698가구가 입주해 있다. H아파트 1·2단지 입주시기는 2005년 12월과 지난해 3월로 각각 다르고 1·2단지 경계는 원래 담장이 설치되지 않은 개방형으로 설계됐다.
하지만 수차례 설계변경 등을 거쳐 H아파트 1·2단지 경계선 261m에 221m, 34m, 6m 길이의 철제담장이 순차적으로 설치돼 서로 소통통로가 없어진 꼴이 됐다.
어린이 공원에 담장을 재설치한 H아파트 2단지 입주자 대표는 “주공에서 아파트 각종 시설물을 제대로 설치해주지 않은데다 어린이 공원 주변에서 각종 안전사고가 발생했다”며 “주공이 CC-TV나 오토바이 출입 방지턱 등을 설치하는 등 안전사고 예방책을 마련하면 주민동의를 거쳐 (우리땅에 설치된) 어린이공원 출입구 6m 담장을 철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임대인 H아파트 1단지 한 관계자는 “1·2단지 경계에는 원래 담장이 없었지만 2단지 주민들이 입주하면 담장설치를 계속 주공측에 요구해 철제담장이 만들어졌다”며 “2단지 일부 주민들은 ‘사유재산에 담장을 설치한 것이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실제 속내는 국민임대 입주자들과 접촉을 꺼려 담장을 설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처럼 아파트 이웃들간에 2년 동안 속앓이가 계속되고 있지만 근본적인 갈등원인은 주공에서 제공했다는 것에는 양측 모두 공감하고 있다.
H아파트 환경영향평가나 지구단위계획당시에는 1·2단지 중간에 인근 다른 아파트 단지를 연결하는 동서축으로 하는 보행자전용도로가 설계돼 있었다.
하지만 보행자전용도로는 슬그머니 보행자통로로 변경된 뒤 건축허가변경을 통해 보행자통로가 절반으로 축소됐고 계획에 없던 철제담당도 설치됐다.
특히 일반 건설사들은 아파트 준공당시 지자체 감독을 받지만 주공은 자체 준공검사를 하는 까닭에 환경영향평가 등을 지키지 않더라도 제재·개선할 마땅한 방법이 없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와 관련 주공 한 관계자는 “H아파트 1·2단지 시공당시 상황을 아직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해 보행자전용통로가 축소된 이유는 알수 없다”며 “하지만 불탈법 상황은 없었고 어린이 공원 철제담장 철거와 주민들간 갈등해소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광주 북구는 어린이 공원 출입구에 설치된 철제담장을 철거하기 위해 각종 법규 분석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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