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의 단체 가입 정보 공개는 학교 현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학부모의 알 권리를 충족시킨다는 의미에서 당연한 일이다. 전교조 측은 “학부모의 알 권리와 노조 가입 정보 공개가 무슨 관계냐”고 발끈하지만 그렇지 않다. 학교정보공시제는 투명한 정보 공개를 통해 공교육의 질을 높여보자고 도입된 것이다.
교육 현장에 시장원리를 도입해 학교 간에 선의의 경쟁을 유발하자는 의도가 깔려 있다. 교육시장에서 소비자는 학부모와 학생이다. 학교는 상품이라 할 수 있다. 소비자가 올바른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다양한 상품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
현장 교육의 핵심인 교사의 이념과 성향에 관한 정보도 교육과정 운영 내용,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등 학력 관련 지표와 마찬가지로 대단히 중요한 고객정보인 것이다.
특히 전교조 교사들의 좌편향적 교육 방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우리 현실을 감안하면 단체 가입 정보는 학부모 입장에서 학력 정보보다 중시될 수도 있다.
이번 시행령은 인권침해를 우려해 단체별 가입자 수만 공개토록 하고 가입자 명단은 공개 대상에서 제외시키는 등 정보 공개의 범위를 극히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헌법에 저촉되지 않는 한 공개 대상 정보의 범위를 확대시켜 학부모의 알 권리를 최대한 충족시켜줘야 할 필요가 있다.
학부모들이 내 자식을 어떤 교사들이 가르치는지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지난 5월 대법원은 학부모 단체가 부적격 교사로 발표한 전교조 교사 46명이 이 학부모 단체를 상대로 낸 명예훼손 소송에서 “교사들의 질은 다수의 이익에 관련된 공적 관심사안”이라며 학부모 단체에 승소 판결을 내렸다.
2006년 어느 전교조 교사는 중학생 180명을 데리고 빨치산 추모제에 참가했고, 다른 교사는 국기에 대한 경례와 병역 의무를 거부하라고 가르쳐 학부모 140명이 진정서를 냈다. 전교조는 2003년 ‘이라크 군인 6000여 명이 미군 탱크에 의해 생매장됐다’는 새빨간 거짓말을 반전 계기수업 자료로 쓰라고 홈페이지에 올렸다.
지난 6월엔 전교조 교사가 교실에서 틀어준 ‘광우병 비디오’를 본 초등학생이 악몽과 불안에 시달리기도 했다. 학부모들로선 우리 아이도 그런 교사들이 교육을 하는 건 아닌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전교조는 이런 방침에 대해 “교원의 자유로운 노조활동을 위축시키려는 정치적 의도”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2010년 서울에서 고교선택제가 실시되면 학부모들이 전교조 소속 교사가 많이 있는 학교들을 기피하게 되리라고 예상하기 때문일 것이다.
교과부는 전교조의 반발과 학교 안팎의 충격이 있더라도 학교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이를 효율적인 교육정책 수립의 기초 자료로 삼아야 한다. 학부모와 학생들은 어느 학교의 학업성취도가 높은지, 어느 학교가 노조 가입 교사의 비율이 높은지를 안 뒤에 더 믿을 만한 학교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 그래야 학교 간 ‘교육의 질 높이기 경쟁’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이다.
전교조 임병구 대변인 직무대행은 교과부의 방침에 대해 “전교조와 학부모 사이를 이간질하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전교조가 추구하는 교육방향이 진정 옳다고 여긴다면 모든 정보를 당당하게 드러내놓고 학부모와 학생들의 선택을 받을 일이다.
이명박 정부가 이 두 가지 핵심 정보를 공개하려는 것은 공교육 정상화와 교육경쟁력 제고를 위해 매우 바람직하다.
전교조가 촌지거부운동을 벌여 학부모의 박수를 받던 ‘참교육운동’의 초심으로 돌아간다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좋은 정책은 투명한 현실 위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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