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공장총량제와 재건축 조항 등 수도권의 각종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고 공식 천명했다. 이는 불합리한 규제를 과감히 풀겠다는 것이다. 수도권 규제 완화가 본격화 된다는 점에서 우리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규제 완화는 수도권 규제의 상징인 공장총량제를 비롯해 수도권 산업단지 내 대기업 공장 입주 허용, 첨단산업의 수도권 입지규제 완화 등이 폐지나 검토 대상에 올랐다. 수도권 개발을 억제해선 일자리 창출도 경제성장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이 명분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갈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의 사회단체들은 최근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전국회의’를 열고 수도권 규제 완화 반대 결의문을 채택했다. 지방과 합의없이 추진하는 규제완화는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토의 10%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와 기업, 자본의 절반이 집중돼 있는 현실이 정상일 수는 없다. 수도권을 억제하며 균형발전을 적극 추진한 참여정부에서도 수도권 집중 현상은 더 심화됐다. 수도권 규제를 풀면 지방이 죽는다는 식으로 인식하는 국민이 많다. 수도권 규제 완화는 광주·전남 등 지방의 몰락을 가속화시킬 뿐이다.
수도권 규제 완화와 함께 지방은 지방대로 특성화시켜 개발하는 정책을 펴겠다고 한다.
하지만 정부는 반드시 ‘선(先) 지역균형발전, 후(後) 수도권 규제 완화’ 원칙을 지켜야 한다. 이른바 “일에는 선후(先後)가 있다”가 그것이다. 정부는 수도권 규제 완화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정(政)은 정(正)인 까닭이다.
당국은 우리나라가 남북과 동서로 찢겨진 마당임을 십분 인식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갈등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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