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0월 1일 4조3000억원의 정책자금 지원을 비롯한 대대적인 ‘중소기업 유동성 지원방안’을 내놓았다. 고무적이다. 그것은 미국발 금융 위기의 후폭풍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이기 때문이다.
생산 소비 투자 경상수지 등 주요 경제지표가 곤두박질치는 등 경기침체의 골이 깊어지는 데다 자금시장의 신용경색까지 가중돼 흑자도산의 한계상황으로 내몰린 중소기업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달러 당 1,200원 대로 치솟은 고환율시대의 도래에 따라 환헤지용 통화옵션상품인 ‘키코’에 가입한 중소기업의 손실액이 2조원을 넘보고 대상기업의 10곳 중 7곳은 문을 닫을 처지에 놓여 있다. 또 시중에 돈이 마르다 보니 금융시장의 시한폭탄으로 지적돼온 70조원대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의 위험도 더욱 높아졌다.
대책 마련의 시기를 놓칠 경우 실물경제 기반의 붕괴를 부를 수 있는 악재가 널려 있다고 본다. 금융 당국이 은행권과 보증기관을 포함한 전방위적 대응체제를 구축한 것도 위기의식의 산물이 아닌가 싶다.
우선 국책은행과 신용보증기금을 통한 정책자금 직접 지원과 회사채인수 규모를 대폭 늘리고 정부의 보증금 가이드라인에 따라 시중 은행들이 우량기업을 선별해 신규유동성을 집중 공급하도록 해야 한다.
키코 손실기업에 대해서는 해당 은행들이 협의회를 구성해 손실액을 감당할 수 있도록 신규대출 출자전환 분할상환 만기연장 등의 옵션을 제시, 기업이 선택하도록 했다. 천만다행이다.
그러나 정부나 은행의 지원대상 선정이 엄격한 규율을 잘 지켜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기업의 도덕적 해이만 부추길 뿐이기 때문이다. 외부 경제환경의 변화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금융상품의 돈맛에 빠져 곤경을 자초한 기업을 잘 가려내야 한다.
당국은 반드시 중소기업 지원에 있어 지원 대상에 대한 옥석(玉石)을 잘 가려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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