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멜라민 분유 파동으로 소비자들의 먹거리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 충격적이다. 그것은 중국산 과자 2개 품목에서 멜라민이 추가로 검출됐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9월 30일 다국적기업 나비스코푸드의 중국 쑤저우 공장이 생산하고 동서식품(주)이 수입한 ‘리츠 샌드위치크래커 치즈’(유통기한 2009년 3월 23일)와 중국기업 ‘다냥데이 브라이트 푸드’가 제조한 ‘고소한 쌀과자’(유통기한 2009년 6월 24일) 제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같은 중국의 저질 제품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세계의 공장에서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중국식 저급제품’ 문제는 이제 세계인의 건강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며 중국의 국가신인도를 급격히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이번 사건은 개혁 개방 이후 성과주의에 물든 중국 사회의 이중성을 그대로 노출했다. 오늘날의 부상하는 중국을 만든 30년에 걸친 개혁 개방이 지나치게 발전과 효율만을 추구한 나머지 ‘겉과 속, 명분과 현실이 일치하지 않는’ 중국 사회 내부의 모습을 드러냈다. 결국 세계 최대, 세계 최고의 외형적 발전 추구가 중국 사회 전반에 안전 불감증을 포함한 조급증을 만연시켰고 이를 관리하는 시스템의 부재를 노출시킨 것이다.
지금 중국 기업은 기업대로 사회적 책임과 상도의를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하고 있다. 중국 농업부장도 급속한 경제 발전의 와중에 정부 당국의 단계별 관리는 사실상 공백 상태였다고 인정했다. 중국 정부 역시 일찍이 이 문제를 알고 있었으면서 원만한 올림픽개최를 위해 은폐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한심스럽다.
물론 중국 사회의 이런 현상은 발전과정에서 나타나는 성장통일 수 있다. 세계적 최선진국도 이런 과정을 겪었으며 우리 한국도 아픈 기억이 많다. 모든 문제를 중국의 일방적 책임으로 떠넘길 생각도 없다. 중국은 ‘후발 경제 개발 국가’이기 때문이다. 후발경제국은 후발성 이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돈이 되면 불법도 서슴치 않는 중국업계에 근원적 문제가 없지 않다. 중국은 하루 속히 사과하고 식품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공자(孔子) 말씀에 “민 무신불립(民 無信不立)”이라고 했다. 국민의 믿음을 잃은 정부는 존립할 수 없다는 뜻이다. 중국은 이 말씀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저질의 원료를 알고도 사용한 한국의 식품업체와 관리 감독에 소홀한 우리 정부 당국에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식품안전사고가 잊을 만하면 터지는 일이 반복되는 데 국민은 화가 나고 불안하다. 이번 일을 계기로 식품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당정합동 식품안전+7’ 대책을 발빠르게 내놓았다. 천만 다행이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대책을 실효성 있게 만들기 위해 재원을 마련하고 정책 대상자인 국내외 정부기관과 기업, 국민을 정책에 참여하게 하는 일이다. 지금껏 식품 파동 이후 발표된 대책이 제대로 시행만 되었더라면 이번처럼 큰 파동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정부 내내 논란만 거듭하다가 부처 이기주의 때문에 틀조차 잡지 못한 행정체제 일원화는 이번에 반드시 실현돼야 한다. 식약청과 농림수산식품부는 가공식품과 농수축산물로 영역을 나누어 식품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데, 가공 식품도 식육 함량과 유지방 함량에 따라 관리가 이원화돼 사각지대가 생기고 책임을 미루는 경우가 있는 까닭이다.
정부는 하루 속히 식품 집단소송제를 도입해야 한다. 정부의 관리·감독만으로 부족하며, 일차적으로 식품업체가 먹을거리에 대해 도의적 법적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국은 식품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돼있음을 십분 인식하고 철저한 식품안전대책을 수립해 시행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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