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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멜라민 공포, 먹을게 없다 |
2008년10월08일(Wed) |
| 정구영<여수 백병원 내과 원장> |
금년 봄 ‘미국 발 광우병 파동’으로 전국이 요동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제는 ‘중국 발 멜라민 파동’으로 다시 한번 전국이 들썩거리고 있다.
멜라민이란, 질소함량이 풍부한 흰색 결정체의 모양으로 많이 발견되는 유기물의 일종인데 주로 플라스틱, 접착제, 주방용조리대, 접시류, 화이트보드, 화학비료 등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사용된다.
멜라민을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 급성 신부전, 요로결석 등을 일으키게 된다. 중국에서 자국산 분유를 먹고 신장결석이 발생하여 4명의 유아가 사망하고 약 5만3천명의 소아환자가 발생하였는데, 그 원인이 분유에 첨가한 멜라민이라는 물질 때문이란게 밝혀졌다. 워낙 생소한 물질이라 국민들의 멜라민에 대한 궁금증만 커지고 있다.
많은 유제품을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중국의 멜라민 파동에 대한 국민의 관심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멜라민은 요소 비료를 가열해서 생산하는 물질로 주 성분은 질소로 이루어져 있다. 동물실험에서 많은 양을 섭취하면 요로결석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코 식용으로 사람이 복용할 일이 없었기 때문에 인체에 대한 유해성이 전혀 알려진 게 없는 물질이다.
그런데 중국의 유명 유제품 업체들이 분유에 멜라민을 첨가하고 이 분유제품을 먹은 유아가 사망함으로써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분유의 단백질 함량을 속이기 위해 멜라민을 유제품에 첨가하게 된 것으로 밝혀졌는데, 단백질 함량이 많은 분유는 고급제품으로 비싸게 팔수가 있는 것이다.
분유의 단백질 함량을 재는 방법은 단백질의 주성분인 질소를 측정하는 ‘질소함량분석법’을 이용하여 측정하는데, 이 점을 악용하여 단백질 대신 질소덩어리인 멜라민을 첨가하여 수치를 높여 단백질이 많이 함유된 것처럼 고급분유로 둔갑시켜 팔았던 것이다.
멜라민 첨가는 낙농가의 우유 생산 단계로부터 조직적으로 시행했다고 한다.
멜라민은 콩팥에서 소변으로 배설될 때 소변의 요산, 칼슘과 결합하여 결정형태로 결석이 되는데 적은 양을 섭취하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지만 많은 양을 먹으면 문제가 된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은 멜라민을 장기간 매일 섭취했을 때 위해성을 유발할 수 있는 1일 섭취량(TDI)을 630ug/kg/day로 설정해 놓고있다. 하루 0.6mg/kg을 먹으면 위험을 가져올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번 영아 사망을 초래한 업체의 분유의 멜라민 함유량이 무려 2천563mg/kg이었다고 한다.
이 제품(우유 200ml 기준)을 매일 1개씩 먹었다고 가정하면 하루 멜라민을 무려 512.7mg을 먹었다고 할 수 있다. 탈이 안 나면 이상할 어마어마한 수치인 것이다.
멜라민과 관계 없는 것으로 밝혀진 우리나라의 분유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는데서 보듯이 이번 멜라민 사태는 가공식품 전체에 대한 불신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 먹거리에 대한 식품관리체계를 한층 강화하지 않으면 우리나라도 이윤만 추구하는 악덕 식품업자에 의해 한국판 멜라민 사태가 안 생긴다는 보장이 없다.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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