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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投資)란? 2008년11월13일(Thu)
박상주<편집국장, 시인>
　요즘 지역경제가 말이 아니다. 세간의 인사가 “펀드나 증권 파셨습니까?”라니 요즘 세태를 짐작케 하고 있다.

만나는 지인들마다 경제를 들먹이고 이따금 멋있는 이론을 전개하는 경제 전문가도 있다. 하지만 경제를 많이 안다고 그렇게 큰 부자가 된 것도 아니고 또한 아는 것만큼 큰 이득을 본 것 같지도 않아 보인다.

어느 날 아는 지인이 자기가 투자한 증권이 내려가자 징징 깨는 소리를 했다. 그 지인은 전에도 여러 번 ‘펀드’를 시도해 보았지만 제대로 된 적이 없었다 한다. 그날 난 그 지인께 이렇게 말했다.

“내가 투자한 것 치고 지금까지 줄지 않고 갑절로 분 것은 나밖에 없소” 이는 어려운 시점에서 웃어보자고 한 얘기로 모든 일이 마음먹고 생각한대로 된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면 좌절도 없고 고민도 없고 고생도 없을 테니까.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고통을 통해 더 성숙됨을 느낄 때가 있다. 일이 잘 풀리고 모든 사람 위에서 군림을 할 때는 자기의 허물을 볼 시간도 없고 자기의 단점을 말하는 이도 없고 모든 것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니 교만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공기의 고마움과 두 팔이 있어 생각대로 물건을 집고, 두발이 있어 어디든 갈 수 있고, 눈이 있어 사계절의 변화를 보고, 몸이 건강해 고통 받고 있지 않는 일상적인 평범함에 감사를 늘어놓는 이는 많지 않다.

그러나 이런 평범함에 기뻐하고 감사하는 마음은 왜 이것을 잃고 난 후에 그 일상적인 것들이 그렇게 절실히 감사한 일임을 깨닫게 될까?

다리를 다쳐 목발을 짚고 3층이나 4층 계단을 오르내려 보면, 팔을 다쳐 현관문도 열지 못했을 때의 그 처절함은, 성한 다리로 계단을 올라 건강한 팔로 문고리를 잡았을 때의 기쁨으로 대치되었을 때의 희열은 정말 재발견의 큰 행복임에 틀림이 없다.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이지만 투자를 어떻게 했든 손실을 보고 나니 원금을 지키지 못한 아쉬움이 더욱 절실하게 된다. 그러나 투자에 실패했다고 세상의 삶에 실패한 것은 아니다.

곰곰이 따져보면 삶을 살면서 투자한 곳은 참으로 많다. 가족사랑에 투자하고, 이웃과 친구의 정에 투자하고, 크게는 조국과 인류평화에도 어떤 식으로든 기여하고 투자하면서 살아왔다.

이 세상 어떤 사람에게도 기쁨과 만족만이 주어지지는 않는다. 기쁨이 있으면 슬픔이 있고,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게 마련이다. 단지 그 어려운 때를 어떻게 생각하고 극복하느냐에 따라 한층 더 성숙된 삶으로 태어나게 한다.

우리가 고민해야 할 문제는 그것을 해결하는 열쇠는 각자의 마음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어떤 것에 삶의 가치를 두고 투자한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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