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민 공포 등으로 인해 먹을거리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친환경 농산물을 인증하는 기관의 전·현직 임원들이 엉터리 심사를 한 후 지방자치단체가 주는 거액의 보조금을 챙겨온 사실이 드러났다. 충격적이다.
그것은 광주지검 형사 3부(부장검사 양부남)가 13일 친환경 농산물 인증을 부실하고 비정상적으로 했음에도 마치 정상적으로 이뤄진 것처럼 꾸며 지자체로부터 심사비 수억원을 부당하게 보조받아 챙긴 N친환경 전 대표 이사 박모(60)씨와 이사 손모(61)씨 등 전·현직 임원 6명에 대해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기 때문이다.
이는 지자체가 주는 보조금에 눈이 멀어서다. 인증 업무를 만간위탁한 농산물품질관리원, 사후 관리를 소홀히 한 전남도의 책임을 따져야 한다.
광주지검이 13일 사법처리한 인증기관의 수법은 지능적이다. 2006년 12월부터 지난 2월까지 인증 심사를 제대로 한 것처럼 속여 전남도내 19개 시·군으로부터 4억3천여원의 보조금을 받아 챙긴 까닭이다.
검찰조사 결과, 직접 만든 작목반에 인증서를 발급하였거나 아무런 심사도 없이 인증서를 주기도 했으며, 자격이 없는 심사원도 있었다.
검찰이 사기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이 기관 대표 등 임원 6명 중 4명은 전직 농산물품질관리원 직원이었다고 한다.
문제는 엉터리 인증이 예견돼 왔는데도 막지 못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민간인증기관들의 과도한 실적 경쟁과 미흡한 사후관리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품질관리원은 인증 업무를 철저히 하라는 공문만 보내는데 그쳤다.
농산물품질관리원과 전남도는 허점이 드러난 친환경농산물 인증제도의 개혁에 나서야 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다시 잃지 않기 위해서는 고쳐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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