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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에게 사과…사고조사 철저” 2008년12월17일(Wed)
주한미군 해병 사령관, 전투기추락 희생자 빈소 조문
16일 오후 전남 담양군 담양읍 동산병원에 마련된 미국 캘리포니아주 미군 전투기 추락사고 희생자 고(故) 김석임씨(60·여)의 빈소에서 프랭크 팬터 주한미군 해병대 사령관이 조문을 마친 뒤 유족들에게 사과를 표명하고 있다.
　“미국 정부와 해병대를 대신해 사과합니다”

프랭크 팬터 주한미군 해병대 사령관이 16일 딸의 산후조리를 돕기 위해 미국으로 갔다가 미군 전투기 추락사고로 숨진 고 김석임씨(60·여)의 빈소를 방문해 유족들에게 사과를 표명했다.

이날 오후 한미연합사 부참모장 장용구 소장과 함께 전남 담양군 담양읍 동산병원 빈소를 찾은 팬터 사령관은 고인의 영정 앞에서 향을 피운 뒤 허리를 90도로 꺾어 인사를 올렸다.

이어 팬터 사령관은 고인의 아들 2명과 딸에게 차례로 허리를 숙여 인사한 뒤 “미국 정부와 해병대를 대신해 사과를 하고 조의를 표한다”고 전했다.

또 팬터 사령관은 고인의 남편 이상현씨(64)의 손을 붙잡고 “사고로 이런 아픔을 겪게 해 미안하다”며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팬터 사령관의 조문을 받은 이씨는 “팬터 사령관은 미국 현지에까지 찾아와 조의를 표했다”며 “한국의 빈소까지 올 줄은 몰랐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이씨는 “무릎 꿇고 사과하는 미군의 모습에 진정성이 담겨있어 사위를 포함한 유족 모두가 마음으로 가해자를 용서한 것이다”며 “미국은 인권 선진국답게 모든 장례절차에 있어 유족을 배려해줬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씨는 “세계 최고라는 미군의 전투기가 민가에 추락한 것은 미국의 자존심이 무너진 것과 같다”며 “철저한 사고조사와 함께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씨는 “사고 소식을 한국 정부가 아닌 전남 목포에 사는 사돈을 통해 전해 듣고 미국행 비행기 표도 구하지 못해 애를 먹었다”며 “한국 정부가 이처럼 자국민 보호에 무관심할지는 몰랐다”고 서운함을 나타냈다.

한편 미 해병대는 고인의 장례식에 소요된 모든 비용을 부담할 계획이다.

[담양=강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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