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근 전 농협 회장이 2년 전 농협 땅을 재벌에 팔고 3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뒤 검찰도 놀랐다고 한다. 정대근씨는 검찰에서 농협의 세종증권 인수 대가로 받은 50억원에 대해 “내 돈이 아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들한테 갔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정씨가 2년 전 다른 사건으로 구속 중일 때 정치권 인사 50여명이 구치소·교도소로 찾아가 특별면회를 했다. 그중엔 현 정권 핵심도 있다. 두 차례 이상 면회한 사람도 30명이나 된다.
박연차씨도 여야 할 것 없이 정치인에게 돈을, 그것도 상대방이 깜짝 놀랄 정도의 거액을 쥐여줬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조세포탈 등 혐의로 구속되면서 “누구에게 돈을 줬느냐”는 질문에 “이 자리에서 인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돈을 안 줬다면 안 줬다고 했을 것이다. 이런데도 검찰은 ‘물증이 없는데 어떻게 수사하느냐’며 뚜껑 덮을 궁리부터 하고 있는 듯 비치고 있다.
검찰은 그간 강원랜드, 석유공사 관련 비리를 몇 달 째 뒤져왔다. 검찰이 전 정권의 핵심들을 겨냥했다는 말이 무성했다. 그러나 수사는 엉뚱한 사람 몇을 사법처리하는 걸로 끝났다. 그랬던 검찰이 이번엔 뭐가 그리 켕겨 뒷걸음질친다는 말인가.
박 연차씨 경우 수사를 하면 현 정권 사람들 가운데서도 돈을 받은 사람이 나올지 모른다. 정대근씨도 농협 회장 자리에 따라다니는 수많은 이권 뭉치로 볼 때 전 정권이건 현 정권이건 그의 신세를 진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만일 검찰이 지금의 권력자들 안위가 염려돼서 수사를 망설이는 것이라면 그건 ‘겁쟁이 검찰’이라는 것을 자인하는 것이며 앞으로 그런 검찰 수사에 누구도 승복하지 않으려 할 게 뻔하다!
정씨에게 여야 정치인들이 면회를 갔다는 것은 그의 눈도장을 받아 그의 입에서 자기 이름이 튀어나오지 않게 하려는 것이라는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또한 두 차례 이상 면회한 정치인이 30명이라니 금벳지는 떼고 면회 했나요! ‘억울하면 출세하라’가 생각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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