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광주박물관의 불교미술실 전시유물이 6일부터 새롭게 교체·전시됐다.
이번에 개편된 불교미술실은 우리고장 불교문화의 큰 흐름을 체계적으로 알 수 있도록 사리장엄구, 여래상과 보살 그리고 나한 등의 불교조각품과 각종불교공양구 등으로 크게 나누어 구성했다.
특히 사리장엄구는 순천 매곡동 석탑 출토유물과 영암 용암사지 출토유물을 비롯하여 장성 내계리 5층석탑 출토유물 등 15건 19점이 새롭게 선보인다.
이번에 전시된 순천 매곡동 석탑 출토품은 청동불감(불상을 안치하는 소형 불집)과 금동아미타삼존불상, 그리고 불상 속에서 나온 발원문을 포함한 복장물(불상의 몸 안에 넣는 종교적 상징물) 등의 일괄품으로. 2003년 순천시 매곡동의 한 주택가에 전해 내려오던 석탑의 부재(현재 지대석과 3기의 옥개석만 잔존) 속에서 발견되어 국립광주박물관이 소장하게 된 것이다. 지장보살-아미타불-관음보살상으로 이루어진 아미타삼존불은 고려말에서 조선초기의 구성 형식을 따르고 있다.
이러한 아미타삼존불의 형식은 1476년에 조성된 전남 강진군 무위사 극락전의 목조 아미타삼존불에서도 볼 수 있다. 삼존불은 단정하고 정제된 조각기법을 통하여 명상에 잠긴 정적인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표현한 수작으로, 조선 초기 불교조각사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
한편, 1996년 3월 영암 용암사지 석탑 지대석 아래에서 발견된 사리장엄구는 금동지장보살좌상과 사리를 담고 있던 청자사리호와 백자로 만들어진 외사리기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 사리장엄구는 탑 지대석 아래에 봉안되어 있었는데, 탑신에 별도의 사리공을 두고 그 안에 사리장엄구를 두는 일반적인 방식과 차이를 두고 있어 주목된다. 또한 금동지장보살좌상의 일부분은 원나라의 영향으로 조성된 라마계 불상과 비슷하여 고려말 불교조각 양식을 연구하는 귀중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장성 내계리5층석탑 사리장엄구는 고려시대의 것으로 동경과 각종 유리옥 및 동곶 등의 장신구, 사리호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중 유리옥을 비롯하여 청동거울, 대롱옥, 곱은옥 등이 함께 출토되어 탑 사리장엄구의 다양성을 살필 수 있는 귀중한 사례로 여겨진다.
조현종 국립광주박물관장은 “그동안 타 지역 출토품과 함께 됐던 불교미술실을 이 지역 출토 유물을 중심으로 새롭게 선보여 이 지역 불교미술의 발달과정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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