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이 제안한 개헌을 놓고 시기 상조론과 내용의 부적절성 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신중론과 마지막 기회라는 찬반 공방이 벌어졌다.
전남사회연구회와 대통령 자문정책기획위원회가 6일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시민 9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한 ‘개헌 공개 대토론회’에서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을 놓고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과 개헌의 적기라는 주장이 팽팽이 맞섰다.
손혁재 참여연대 운영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 날 토론회에서 김종철 연세대 교수는 주제발표를 통해 “개헌은 신중해야 한다”면서 “헌법 개정이 아닌 정치 불안정을 극복할 수 있는 법률단위의 제도단위에서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 개헌론은 국민이 주체가 돼 공론화됐다기 보다는 대통령이 제안함으로써 국민은 수동적 지위에 처해있다”면서 “정치일정과는 별도로 국회 내에 헌법조사연구회를 설치해 객관적 시각에서 헌정체제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대내외 정세를 감안해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신기현 전북대 교수는 “그동안 정치권에서도 개헌 필요성과 방향에 대한 공감대는 존재했다”면서 “대통령 임기 조항 개선은 특정 후보의 유불리를 떠나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공론화의 장 마련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은 5년 단임제의 한계와 한국 민주주의 발전의 위한 개헌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박 원장은 “현행 5년 단임제는 정쟁성 각종 비리와 게이트에 시달리면서 권력누수와 국가정책의 단절을 가져오고 책임정치의 실종을 가져오고 있다”면서 “이번 원포인트 개헌은 한국 민주주의의 발전과 고도화를 위한 첫 이륙(take off)인 셈”이라고 진단했다.
박 원장은 “대통령의 개헌 발언은 갑작스러운 충격 발언이 아니다”면서 “작년까지 개헌이 정치권의 몫이었다면 임기 마지막해의 정초 대통령 발의의 개헌제안은 유일한 시기이자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선 나간채 전남대교수는 “개헌 논의의 가장 큰 문제는 주요 논제에서 벗어난 누가 발의했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이라며 “수구세력과 보수 야당 쪽에서 의도적으로 침묵하고 외면하는 것은 자기들의 이해관계를 숨기는 이데올로기적 반응으로 합리적 판단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근우 광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지금이 개헌의 적절한 시점”이라며 “인기가 떨어진 대통령이 제안하다 보니 보수 언론의 침묵의 카르텔 속에서 여론의 형성마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반문했다.
이외에도 이상훈 여수YMCA사무총장과 전진숙 광주여성민우회 대표, 장영수 고려대 교수, 윤후덕 청와대 국정과제비서관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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