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범 강호순이 장모, 부인을 살해하고 방화를 한 혐의로 기소된 가운데 살인을 한 뒤 방화를 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어 인명경시 풍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이달 들어 광주에서도 살인사건이 4건이나 연쇄 발생해 6명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23일 광주 광산경찰서 관할에서는 자신의 부인, 아들 2명을 흉기 등으로 살해한 뒤 불을 지른 최모씨(29)를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최씨는 이날 새벽 4시30분께 자신의 집인 광산구 비아동 모 아파트에서 부인 허모씨(30)와 큰 아들(5), 둘째 아들(2)을 살해한 뒤 이불에 인화물질(석유 추정)을 뿌려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최씨가 부인, 두 아들을 살해한 뒤 이불 위에 석유 등을 뿌리고 범행자체를 은폐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명을 경시한 잔혹한 살해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
또 같은날 새벽 2시58분께 남구 월산동 모 중학교 인근 상가에서도 불이 나 상가에 세들어 살고 있던 최모씨(49)가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최씨의 시신은 불에 상당부분 훼손된 상태이었고 목에는 전기 줄이 감겨져 있었다고 한다. 사고 당시 상가 주변 주민들은 최씨의 점포에서 “다투는 소리가 들렸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은 누군가 최씨의 목을 전기 줄로 감아 숨지게 한 뒤 범행 현장을 은폐하기 위해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주변 사람들을 상대로 탐문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두 사건의 피해자 사체를 모두 부검해 정확한 사인 등을 확인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4일과 3일에도 50대 여교수와 40대 노래방 여주인이 사소한 이유로 피살되는 등 인명경시 풍조사건이 잇따르고 있어 우려스럽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우리지역 빛고을 광주에서 이런 일이 연쇄 발생했다는 것은 큰 충격이다.
우연의 일치라고는 딱히 말하기는 어렵지만 연쇄살인범 강호순의 인명경시 사건을 아무렇지 않은 듯 모방해서는 안 된다. 사소한 일로 상대를 사망케하는 어리석은 행각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 참을 인(忍)자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금전적 관계에서 자유로워야 하고 시기, 질투, 모욕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모든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 또한 우리 광주·전남인은 인정이 앞서는 인간관계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사욕은 뒤로하고 항상 대의에 한 점 부끄럼 없이 살아왔다는 게 우리 광주·전남인의 자랑이다. 다시는 이런 불명예스런 일이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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