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사가 가입자의 위치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할 경우 매번, 즉시, 피조회자 본인에게 그 사실을 통보하도록 ‘위치정보 보호법’에 명시돼 있다.
그럼에도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동통신 3사는 이 의무를 무시한 채 불법 영업을 해 왔다. 이 법이 발효된 재작년 8월부터 작년 말까지 3사를 통한 위치정보 조회 건수는 약 3억 건으로 국민 1인당 6건 이상의 불법 위치추적을 당한 셈이다. 3사는 건당 770원을 받아 총 23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우리 국민은 작년에만도 1인당 50만 원 이상의 이동통신요금을 냈다. 그만큼 이동통신 관련 서비스는 민생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다. 그 덕분에 이동통신사업은 한국의 대표적 산업으로 급성장했다. 이들 회사가 특히 국민을 위한 윤리경영을 해야 할 이유다.
그런데도 이통사들은 개인정보 유출, 다양한 수법의 바가지요금 징수, 음란물 서비스 등으로 소비자의 지탄을 받은 사례가 적지 않다. 더구나 이번 경우는 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악질적이다.
사서함에 발송하면 당사자가 일부러 찾아들어가 보기 전에는 누가 자신의 위치정보를 조회했는지 전혀 알 길이 없다. 이통3사가 고객 편의를 외면한 채 얄팍한 수법으로 돈벌이에 급급해 한다는 지적이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다. 여기까지 이르는 데 무선 데이터 요금을 물어야 함은 물론이다. 무슨 사전신호음이 온 것도 아닌데, 공연히 요금 물어가며 ‘통보함’에 접속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또한 접속해 확인한다고 해도 이통사들은 정보 요청자로부터 이용료를, 피조회자로부터는 데이터 요금을 받는 셈이니 이런 횡포가 또 어디있나.
첨단기술을 이익 창출에만 이용하려는 기업은 사설 흥신소나 악덕 해결사 수준으로 전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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