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박완서씨가 ‘호미’를 냈다. ‘두부’이후 5년 만에 내놓은 신작 산문집이다. 어느덧 일흔 일곱에 이른 박씨는 ‘호미’에 70여년 간 겪은 애증과 애환, 작은 행운과 기적들을 풀어놓았다.
작가 주변의 자연과 사람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그렸다. 그녀는 “우리가 죽는 날까지 배우는 마음을 놓지 말아야 할 것은 사물과 인간의 일을 자연 질서대로 지킬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가 아닐까”, “땅은 내가 심거나 씨 뿌리는 것한테만 생명력을 주는 게 아니다. 바람에 날아온 온갖 잡풀의 씨앗, 제가 품고 있던 미세한 실뿌리까지도 살려내려 든다”고 밝힌다. 유독 맑고 아름다웠던 사람들의 영혼도 추억한다. 자신의 시어머니를 “종교도 없었고 학교도 안다니셨지만 인간을 아끼고 생명을 존중하는 경건하고 아름다운 영혼을 지니신 분”이라고 회상한다. 역사학자 이이화, 시조시인 김상옥, 소설가 이문구 선생을 향한 존경과 그리움도 담았다.
박씨는 1970년 ‘여성동아’장편소설 공모에 당선,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이후‘그 해 겨울은 따뜻했네’ 등 숱한 걸작을 집필해왔다.
264쪽, 9800원, 열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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