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채영복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이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대담에서 “대학원 연구 인력이 모자라 선물까지 줘 가면서 베트남이나 인도에서 학생을 데려와야 할 지경”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야말로 우리 한국의 기초과학에 빨간 불이 켜진 것이다. 즉 참담하다. 한심스럽기 그지 없다.
서울대학교가 지난달 전국 9개 대학에 수학 문제를 보내 자연계열 학생들에게 풀어 보도록 했다. 그랬더니 100점 만점에 평균 28점이 나왔다. 모두 중고교 교과서에서 출제한 것이었다고 한다. 6일 마감된 서울대 정시모집 등록 결과 이공·자연계 미등록률이 30~40%에 이르렀다.
과학기술 인재의 부족과 부실한 과학교육으로 직격탄을 맞는 곳은 경제와 민생의 견인차인 기업이다.
윤 부회장도 “수학 과학 등 기초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인력은 창의력이 떨어져 기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리가 이만큼 먹고살게 된 것이 과학기술 인재덕이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이제 선진국 문턱을 밟기도 전에 인재 부족으로 ‘성장엔진’이 꺼져버릴 지경인 것이다.
이 지경에 이른 것은 정부의 책임이 크다고 본다. 그것은 2002년부터 고교에 적용된 7차 교육과정에서 학생의 교과 선택권을 강조한 나머지 기초과학교육을 홀대했기 때문이다.
전국 4년제 대학 이공계 입학생 가운데 29%가 과학이 아닌 사회과목을 선택했고 55%는 수리(數理)에서 미적분과 확률, 통계를 배우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정부는 이제라도 생각을 바꿔 과학교육에 힘써야 한다. 수학 과학 실력은 벼락치기가 안 통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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