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허리마다 진달래가 붉으레하고 도심 담장엔 노오란 개나리가 화사롭게 흐늘댄다. 이렇듯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4월. 오는 일요일이 49주년 4·19혁명 기념일이다.
지난 1960년 자유당 독재정권에 맞서 자유·민주·정의를 맨주먹으로 외쳤던 학생들이 주축이 된 4·19혁명은 우리 헌정 사상 최초로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불의의 독재 권력에 항거하여 분연히 일어선 시민봉기의 민주혁명이자 그 열매이다.
4·19의 의미는 군사독재정권 시절일수록 빛나 민주주의를 갈망하는 시민들에게 큰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 역사상 가장 기념할만한 사건 중에서도 으뜸을 차지하는 4·19 정신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지만 권위주의 정권을 극복한 이후로는 4·19에 대한 관심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4·19는 단지 역사의 기록으로만 남을 대상이 아니다. 대학생들이 자유당 정권의 독재에 항거했던 것처럼 4·19 정신은 군사독재 정권을 무너뜨리는 원천으로 작용했다. 군사독재를 타도하고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를 거치면서 4·19 정신은 저항적 민주주의에서 시민사회 스스로 민주주의를 가꿔가는 실천적 민주주의로 질적 변화를 가져왔다.
따라서 4·19 정신은 시민들이 중심 되는 정치문화를 구현하는데 중심 이데올로기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사회가 형식과 제도적 차원에서 비민주적 요소를 많이 제거하는 동시에 점차 향상되는 수준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렇기는 하지만 아직도 내용면에서는 여전히 개선돼야 할 요소가 많은 것 또한 현실이다.
사상의 자유를 입버릇처럼 되뇌면서도 자신들과 다른 사상에 대해서는 적개심을 감추지 않는다. 문제의 심각성은 이같은 편향성이 일개 집단이나 세력은 물론 우리 사회 도처에서 나타난다는 점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세계 경제위기의 어려운 현실, 정치적 불신, 사회통합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처럼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젊은 피로 목숨을 바쳐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했던 4월 영령들의 정신을 항상 가슴깊이 새겨, 뜨거운 의지로 극복하고자 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희망차고 세계에 우뚝 선 나라로 재도약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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