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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1 굉음을 듣고싶다 |
2009년04월26일(Sun) |
| 전만오<편집국 기획취재부 차장> |
F1(Formula1·포뮬러원)이란 경주용 자동차의 규격을 일컫는 말이다. 즉, 포뮬러는 대량생산되는 자동차가 아니라 자동차경주만을 위해 제작되는 자동차이며, 이러한 자동차로 열리는 자동차경주를 ‘포뮬러경주’라고 한다. 포뮬러의 매력은 고막을 찢을 듯한 굉음과 300Km/h를 넘나드는 스피드다.
포뮬러경주는 국제적으로 F1, F3000, F3 등의 세 등급으로 나누어 경기를 벌이고 있다. 이외에 F4라는 등급도 있지만 국제적인 행사는 상위 3개 등급만으로 이루어진다. 1950년 영국 실버스톤 서키트에서 처음 열린 F1은 포뮬러 차량들이 출전하여 전 세계 5대양 6대주를 순회하며 열리는 세계 최고·최대의 자동차경주 대회다.
말로 표현하기조차 힘들만큼의 극한의 즐거움을 주는 F1 그랑프리 대회는 그동안 국내 팬들이 그 무대를 접하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전남도가 낙후 전남의 경제적 수익성과 국가 브랜드 제고에 한 몫을 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 대회 유치를 착안해 2010년 개최 예정으로 착실히 준비를 한 결과 지난 2006년 10월 2일 F1 월드 챔피언십 코리아 그랑프리 유치를 공식 발표했다.
이 발표로 인해 국내 팬들은 꿈에 그리던 F1 그랑프리 대회를 한국이라는 안방에서 즐길 수 있게 된 것을 크게 환영했다. 더구나 7년간이나 줄이어 개최된다니 어찌 마다할 수 있겠는가. 또한 이 대회는 월드컵, 올림픽과 더불어 세계 3대 스포츠라 불리고 있다. 1950년 시작돼 올해로 59년의 역사를 맞이한 F1 그랑프리는 관중 동원과 TV 시청자 규모에서 월드컵 축구, 올림픽과 함께 세계 3대 스포츠 이벤트로 꼽히고 있다.
2007년 7월 31일 전남도는 우선 KAVO(민관합작운영기업) 자체 재원으로 현장 가설 사무소 축조공사와 공사용 가설도로 개설 공사를 실시하기 위한 첫 삽을 떴다. 이후 기업들의 투자협약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러나 2008년 2월 임시국회에서 F1특별법 제정과 관련해 쓴맛을 봐야 했다. 국회문화관광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F1국제자동차대회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이 상정됐으나 ‘경주 세계역사문화도시 지원에 관한 특별법’과의 연계처리를 주장하는 한나라당의 반대로 처리되지 못했던 것이다. 이는 이명박 대통령이 2007년 대통령 후보시절 F1특별법 처리에 앞장서겠다고 말해 왔으나 국회에서 보여준 한나라당의 모습은 정반대였다.
결국 지난 10일 주경주장 기공식도 정부 관료들이 대거 불참한 채 반쪽짜리 행사장이 되고 말았다. 한승수 국무총리, 주무 부처인 유인촌 문화관광부 장관 등에게 초청장을 보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참석하지 않았다. 무언가 불길한 예감이 드는 행사라고 볼 수 있었다.
그 불길함이 현실로 나타난 것은 지난 20일 4월 임시국회에서 현재 소관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는 국회에 제출한 ‘포뮬러원 국제자동차경주대회 지원법안에 대한 정부의견’이란 자료와 함께 국회 국제경기지원특위 법안심사소위에서 F1대회의 공공성 미흡과 과도한 국가부담 등을 이유로 지원법 제정에 부정적 입장을 피력했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소관 부처가 반대를 하고 나섰으니 어쩌란 말인가.
만약 이대로 4월 임시국회를 넘어 F1지원법 제정이 물 건너간다면 그렇지 않아도 경기침체 여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프로젝트파이낸싱(Project Financing·PF)과 맞물려 내년 10월 대회 개최가 불투명해지면서 첫 대회 개최권료 360억원을 고스란히 날리는 것은 물론, 대한민국의 국제적 위상 추락 등 망신을 살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전남도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의견에 강한 반박에 나섰다. “F1대회는 세계 3대 스포츠이벤트로 국가브랜드 가치제고, 지역개발효과 등 막대한 국가이익을 유발하는 국제행사”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또 개최국 당 평균 관람객 20만명, 관광수입 1천~2천억원, 고용창출 3천명 이상은 물론 세계 200여 개국 6억명이 TV로 시청해 국가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F1의 세계적 추세는 이미 정부가 지원하는 국제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중국과 말레이시아, 바레인, 호주 등이 정부가 직접 운영하고 있고 독일, 프랑스, 스페인, 터키, 헝가리, 캐나다, 싱가폴 등이 민관합작, 영국과 일본 등 2개국만이 순수민간이 운영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 올림픽이 국비 6천52억원, 월드컵 7천164억원(추정)이 투입된 선례로 볼 때 7년 동안 국비 1천130억원이 투입되는 것을 과도한 국가재정 부담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외 타당성 등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향후 국회 특위활동은 6월까지라고 하지만 접점을 찾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만약 합의점을 찾았다 해도 국고지원이 빠진 지원법은 있으나마나한 상황이다. 경주장 완공도 못한다는 얘기다. 명색이 세계 자동차산업 6위의 강국이라는 수식어가 초라할 뿐이다. 호남 죽이기의 대표적인 시나리오가 아니길 바란다.
정부의 무성의에 분개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는 반드시 재고(再考)되어 속도의 극한으로 최상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F1의 굉음을 영암골에 꼭 울려 퍼지게 해야 할 것이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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