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보건소, 오염지역 귀국자들 명단 통보받지 못해
비상근무는 예방·홍보만…공중보건 체계 강화 필요
돼지독감(인플루엔자) 의심환자가 국내에서 첫 발생한 가운데 보건당국이 멕시코·미국 등에서 귀국한 사람들의 명단이 없어 의심환자의 자진신고를 기다리는 등 엇박자 보건행정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8일 광주 5개 자치구 보건소에 따르면 돼지독감 비상근무를 하고 있으나 멕시코·미국 등 오염지역에서 최근 귀국한 사람들의 명단을 아직 통보받지 못했다.
이로 인해 비상근무는 돼지독감 예방·홍보만을 하고 만일에 돼지독감 의심환자의 전화가 걸려올 경우를 대비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와 관련 모 보건소 관계자는 “최근 오염지역에서 귀국한 사람들의 명단이 있을 경우 모니터링을 통해 상황을 확인할 수 있지만 명단이 없어 확인방법이 없다”며 “만약 의심환자 신고전화가 걸려오면 확인하는 대응체계를 마련한 상태”이라고 말했다.
또 광주시·전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은 독감 감시사업에 참여하는 이 지역 17개 병원 등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최근 1주일 평균 1~2건 정도 독감검사를 하고 있고 도 보건환경연구원은 1주일 평균 10건 정도를 하고 있고 아직 돼지독감 의심사례는 없었다.
보건당국은 유전자 증폭법, 세포배양법으로 일반 독감과 돼지독감을 구분할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전문가들은 완벽한 구분이 힘들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보건당국과 전문가들은 돼지독감 예방은 멕시코·미국 등 오염지역을 1~2주일 사이에 다녀온 사람들이나 그 사람들과 접촉한 시민들이 독감 증세를 앓을 경우 모니터링이나 신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결국 보건당국은 최근 오염지역에서 귀국한 사람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지 못한 채 일부 병원 모니터링, 자진 신고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전남대 모 교수는 “멕시코 등에서 귀국한 사람들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정부의 발표를 들었는데 막상 현장에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 같다”며 “돼지독감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검역·개인 위생관리 강화 못지않게 공중보건 체계 강화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돼지 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에 걸린 것으로 의심된 50대 여성이 ‘추정 환자’로 판명됐다.
이종구 질병관리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의심 환자에 대한 인후도말검체 채취 검사 결과 돼지 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 추정환자로 진단됐다”고 발표했다.
‘추정 환자’란 급성 호흡기증후군이 있고 신종 인플루엔자 발병 지역을 여행한 사람을 뜻하는 ‘의심 환자’ 가운데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가 발견돼 감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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