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일하다 점심때 마을회관에 가면 한상 가득히 차려져 있어 먹기만 하면 되는데 얼마나 편한가. 마을 사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면서 식사를 하니 매일매일 소풍 온 것 같제.”
지난 29일 낮 12시 나주시 공산면 동촌2구 마을회관. 고추모종을 옮기다 왔다는 임승순씨(61)는 삼삼오오 모여든 이웃 주민들과 함께 상추와 돼지고기 등 먹음직스런 음식과 막걸리가 놓인 식탁 앞에 모여 ‘동네잔치’를 즐겼다. <사진>
나주시가 봄철 농번기인 이달 중순부터 급식도우미를 보내 점심준비를 도와주는 ‘마을 공동급식’을 시행하면서, 해당 마을에서는 이같은 모습이 일상이 됐다.
오는 6월 중순까지 시행되는 공동급식 덕분에 점심식사 준비에 번거로움을 겪던 나주시 관내 48개마을 1천4백여명의 주민들이 농번기 점심걱정을 덜게 됐다.
예전에 여성농업인들은 오전내 일하다 점심때가 되면 각자 집에 가서 밥해 먹고 설거지하고 다시 들녘으로 나오느라 일 능률은 떨어지고, 몸은 몸대로 피곤한 겹시름을 겪었다.
또 ‘나홀로 노인’이 많은 농촌 특성상 끼니를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아 건강도 제대로 챙기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는 급식도우미가 중식시간에 맞춰 음식을 차려주니 식사준비에 소요되는 2시간 정도를 절약하고, 마을 노인들의 경우 제때 식사를 할 수 있는 효과까지 거두게 돼 농촌공동체 형성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이 마을 부녀회장 김용자씨(65)는 “하루 평균 20~30명 정도 식사를 하는데 집에서 가꾼 상추와 시금치, 고춧가루 등의 각종 양념을 갖고 와서 직접 만들어 먹으니 재미나고 오진 맛이 있다”며 “다른 마을 사람도 회관을 찾아 식사를 하는 경우도 있어 따뜻한 농촌인심을 느낄 수 있다”고 즐거워했다.
나주시는 농촌인구의 노령화·부녀화에 따른 농촌의 일손부족을 해소하고 농업인의 건강증진을 도모하기 위해 2007년 9월부터 15개마을을 대상으로 농번기 ‘마을공동급식’을 시범적으로 시행한데 이어 2008년에는 전국에서 최초로 지원조례까지 제정했다.
지난해는 봄 농번기철에 25개 마을과 가을철에 37개 마을 등 모두 62개 마을에서 마을공동급식을 운영했으며, 올해는 봄철에 48개 마을, 가을철에 60여개 마을 등 모두 108개 마을로 공동급식을 확대 시행해 침체된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
김태구 자치농정과장은 “농촌 주민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마을공동급식제를 벤치마킹하기 위한 타지역 지자체의 발길이 잇따르고 있다”며 “농촌의 어려움을 덜고 마을 공동체를 활성화 할 수 있는 만큼 대상마을을 확대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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