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조례’ 제정을 둘러싸고 광주시의회와 전남도의회 사이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전남도의회 구충곤 의원(민주·화순1)은 지난 4일 제240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광주시의회가 제정을 추진중인 ‘무등산 자연경관 보호 및 관광자원 활용에 관한 조례안’ 폐기를 촉구하고 나섰다.
구 의원은 이날 “무등산이 속해 있는 행정구역은 전체 면적 115.8㎢ 가운데 광주시 67.7㎢(58.5%), 화순군 25.0㎢(21.6%), 담양군 23.1㎢(19.9%) 등 화순과 담양에 41.5%가 분포돼 있다”며 “전남도민이 논의에서 배제된 무등산 조례는 마땅히 폐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남도의회 50명 의원중 1명을 제외한 전체의원이 무등산 조례 폐기에 대해 서명 날인했다”면서 “무등산 문제를 심도있게 협의할 수 있는 광주·전남 협의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 의원은 “광주·전남 공동재산인 무등산 조례가 시의회에서 본회의에 상정될 때까지 도의회와 도청관계자 공무원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묻고 싶다”면서 “광주시의회 단독으로 처리돼 개발이 진행된다면 먼 훗날 우리 후손들에게 어떻게 변명을 해야 할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맞서 광주시의회 이철원 의원(민주·북구5)도 보도자료를 내고 전남도의회측 주장을 반박했다.
조례를 대표발의한 이 의원은 “무등산 조례안은 그동안 광주시가 관리해오던 무등산 도립공원 관리권의 연장선상에서 추진하는 것이다”며 “광주시가 주체가 돼 무등산을 관리해오는 동안 화순, 담양은 무엇을 하였느냐”고 지적했다.
여러 지자체에 도립공원이 걸쳐 있을 경우 한 지자체를 공원관리청으로 지정토록 한 자연공원법 제5조에 따라 무등산 도립공원 관리청은 지난 1986년 시장-도지사 합의를 거쳐 광주시로 지정됐고 이후 무등산 종합계획도 광주시가 독자적으로 추진해 오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공원관리는 광주시가 하되, 화순·담양 부군수를 공원관리위원회 특별위원으로 위촉하고 있다는 점도 제시했다.
이 의원은 “인접 군민들의 의사도 존중하라는 취지는 존중하지만 전남도의회의 요구는 다른 지자체의 고유권한인 조례제정권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상식밖의 것이다”며 “화순·담양에도 무등산이 걸쳐 있다는 이유만으로 무등산에 관한 모든 정책수립을 자신들 없이 할수 없다는 주장의 법적인 근거를 제시하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무등산 조례안이 화순·담양에 걸쳐있는 무등산을 어떤 식으로 훼손하는지를 밝혀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변함없이 조례제정을 추진할 것이다”며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주장도 공원관리청인 광주시장이 판단할 문제이지, 조례제정을 추진하는 의원의 권한 밖의 사안이다”고 밝혔다.
한편 ‘무등산 조례’는 지난 3월 광주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 상정됐으나 보다 심도있는 논의를 위해 의결 보류됐으며 현재 시민·환경단체와 일부 의원들 사이에 찬반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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