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 여수 화재참사의 피해를 키운 주범으로 지목받는 우레탄 단열재는 인체에 해롭고 화재에 치명적이어서 다른 수용시설에서는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
검·경과 소방 당국은 사고 직후 3~4차례에 걸친 브리핑을 통해 “이번 사건은 2중 쇠창살로 된 보호실 안에서 발생했으며, 불길이 가연성 바닥재인 우레탄 매트로 옮겨붙이면서 유독가스가 다량 발생해 인명피해가 컸다”고 밝혔다.
특히 경찰은 방화용의자 김모씨(39·사망)가 CCTV를 가린 후 우레탄 매트 4~5조각을 뜯어내 쌓아둔 뒤 불을 붙였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보호실에 깔린 우레탄 매트는 조각조각 분리가 가능한 퍼즐형 매트로, 시멘트 바닥에서 올라오는 습기와 자해 방지, 보온유지 등을 목적으로 설치됐다고 출입국관리소측은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우레탄 단열재는 불에 약한데다 녹는 점이 50℃, 끓는 점이 180℃ 안팎이어서 일단 조기진화가 안될 경우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 왔다.
한 건축업자는 “스티로폼이 내장된 샌드위치 패널이 화재에 속수무책이라는 지적에 따라 최근에는 우레탄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으나 우레탄 역시 각종 화학물질 덩어리여서 인체에도 유해하고 화재엔 더욱 무방비”라고 말했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옥상 방수나 체육시설, 공장 바닥 등에 주로 사용하고, 방바닥에는 되도록 이용하지 않는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때문에 현재 일선 경찰서 유치장과 교도소에서도 우레탄은 환영받지 못하고 있다.
전남경찰청의 경우 경찰서 유치장 바닥을 기존 원목이던 것을 최근 100℃에서도 견딜 수 있는 은박 처리가 된 온돌 판넬로 교체했다.
광주교도소도 전체 수용거실 중 70~80%를 불연처리가 된 원목 위에 비닐장판(일명 륨)을 깔아 보온과 방화효과를 동시에 내고 있다. 또 노약자나 여성, 환자 수감자의 방에는 난방 효과가 뛰어난 온돌 판넬로 시공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외국인보호소도 수용시설이나 다름없는만큼 강화마루처럼 비싸고 화려하진 않더라도 적어도 온돌판넬 정도는 필요할 것 같다”며 “시설의 안전은 곧 인명피해 최소화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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