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5월 피해자들 ‘고통 여전’ |
2009년05월14일(Thu) |
사망원인 분석결과, 정신질환 자살 높아
"전문치료 병원 설립 등 대책마련 절실” |
5.18민중항쟁이 일어난지 30여년이 흘렀지만 피해자들은 아직도 정신적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세상을 등지고 있다.
5.18 당시 광주 모 여고에 재학 중이었던 A씨(당시 19세)는 실종된 가족을 찾아 나섰다가 계엄군에게 잡혀 구타를 당하고, 숲속으로 끌려가 2차례에 걸쳐 성폭행을 당한 뒤 풀려났다.
A씨는 집에 돌아온 이후에도 “군인들이 가족을 잡으러 온다”며 헛소리를 하고, 잠을 자지 못하는 등 심각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호소했으며, 정신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24세의 꽃다운 나이에 온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분신 자살했다.
5.18 당시 끝까지 전남도청을 사수했던 B씨(48)는 가장 최근인 지난 3월 자신의 집에서 목을 매 숨졌다.
B씨는 5.18 이듬해인 1981년 7월 포고령위반 및 총포화약류 단속법 위반 혐의로 붙잡혀 경찰서에서 한달여간 고문을 받고 석방된 뒤 정신질환과 알코올중독 증세를 보여 아내마저 집을 나가버렸고, 결국 딸만 남겨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5.18민중항쟁 당시 부상을 입고 후유증을 앓다가 자살을 택한 피해자 3명 중 1명은 이들처럼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5.18민주유공자유족회(이하 유족회)에 따르면 올해 현재 5.18부상자 숨진 380여명의 사망원인을 분석한 결과, ‘자살’이 41명(10.8%)으로 가장 많은 사망원인을 차지했으며, 이중 34%에 해당하는 14명이 정신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었다.
특히,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전체 5.18 피해자 133명 가운데 71명이 현재까지 생존해 있는것으로 조사돼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 모 정신병원에 입원중인 C씨(51·여)는 5.18 당시 진압군에 붙들려 폭행을 당한 이후 정신과 치료를 받아오다 아버지를 폭행해 숨지게 했다.
C씨는 민중항쟁 당시 받은 충격으로 헛소리를 하는 등 정신분열증세를 보여 1982년 4개월간 정신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지만, 경제적인 사정이 좋지 않아 이후부터 수년 동안 일반요양원과 집을 전전해야 했다.
C씨처럼 5.18 당시 충격으로 인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보이고 있음에도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제 2의, 3의 피해를 입고 있는 경우가 많아 이제부터라도 체계적인 연구와 자살예방 대책, 전문적인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수만 유족회장은 “5.18민중항쟁 경험과 폭행, 고문 등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피해자들이 많지만, 일시적인 보상금 지금 이외에는 대책이 없어 부상자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이 같은 고통은 부모와 아내는 물론 자녀들에게도 이어지는 있어 전문치료병원 설립 등의 대책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같은 조사는 정 회장이 1987년부터 최근까지 5.18관련자 가정을 일일이 방문, 면담해 이뤄졌으며, 일부 자료는 지난 2007년 5.18기념재단과 생명인권본부가 발표한 ‘5.18민주화운동 피해자와 가족의 자살 피해 현황’에 인용되기도 했다.[조기철 기자]
|
|
 돌아가기
리스트 보기 출력하기
|
|
|
|
 이 슈
|
|
연재특집
|
코믹스-200727.jpg)
.gif)
.jpg)
 (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