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은 공기업들이 특혜에 가까운 단체협약을 노조와 체결한 것으로 알리오를 통해 공개됐다. 이는 개인적인 학업을 위해 특별휴가를 주거나, 근무시간 중이라도 일주일에 8시간까지 공부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은 그나마 약과다.
노조 간부에 대한 인사이동이나 징계를 위해선 반드시 노조와 합의해야 한다는 내부 규정을 운영하거나 노조 전임자의 파업 등 쟁의행위에 대해서도 민·형사상으로 불이익인 조치를 취할 수 없게 하는 등, 기업의 고유한 인사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이처럼 공기업 노조들이 이처럼 일방적으로 자신들에게 유리한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것은 ‘공기업’이라는 특성 때문으로 공기업 CEO의 경우 상당수가 소위 낙하산 인사로 채워지는 만큼 자신의 경력관리를 위해서라도 ‘조용한’ 임기를 추구하는 경향이 짙다.
또한 사장이 임명되면 관례적으로 출근저지 투쟁이 일어나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의 하나로 노조와의 단체협약에서 일방적인 양보라 할수 있다.
결과적으로는 국민혈세를 가지고 낙하산 CEO와 공기업 노조 간의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단체협약이 체결되는 것이다. 여기에 공공기관의 노조 조직률은 65.8%에 달한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이런 기형적인 구조가 국민들 상식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기형적이고 몰염치한 단체협약을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신이 내린 직장이 이런 확고한 문서상 보장하에 가능한 것이었음에 국민들은 혀를 내두를 뿐이다.
늦게나마 알리오를 통해 공기업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가 공개됨으로써 공기업 단체협약의 문제점이 세상에 알려졌다. 그러나 정부가 단순히 정보를 공개하는 것만으로 역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오산이다.
이번에 알리오에 공개된 어이없는 단체협약의 내용을 정부가 이제까지 모르고 있었다면 그것은 직무태만의 책임을 물어야 할 문제이다. 만약 알고도 방치해 온 것이라면 이는 더 심각한 문제이다. 관리감독권이 제대로 발휘될 수 없게 만드는 정부, 공기업, 정치권의 공고화된 내부유착이 있지는 않았는지 근본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그 출발로 우선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공기업들의 단체협약을 제대로 바꾸어 놓아야 한다. 공기업은 국민을 위해 독점적으로 특정 산업을 영위하도록 특혜 받은 기업들이다. 이를 이용해 자신들의 밥그릇 챙기기에 연연하려는 공기업 노조의 모습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노사합의라는 형식적 포장을 했다고 해서 국민들의 따가운 시선 역시 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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