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되는 ‘조선왕릉’의 세계문화유산 등재에 파란불이 켜졌다. 고무적 현상이다. 그것은 조선왕조 500년 역사가 남긴 조선왕릉 40기가 한 묶음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조선왕릉을 실사하고 돌아간 국제기념물유적협회(ICOMOS)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유네스코 측에 ‘등재 권고’를 했다.
최종 결정은 다음 달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제33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내려지지만 지금까지의 전례로 보아 실사 결과가 그대로 수용될 것 같다.
세계유산이란 무엇인가? 유네스코가 온 인류를 위해 보호되고 후손에게 전수돼야 할 만큼 가치가 크다고 판단해 세계유산 일람표에 등재한 문화재를 말한다.
작년 7월 현재 141개국 878건(문화유산 679건, 자연유산 174건, 복합유산 25건)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우리나라는 7건의 세계문화유산과 1건의 세계자연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조선왕릉은 9번째가 된다. 중국은 세계유산 35건을, 일본은 14건을 보유하고 있다.
조선왕릉이 위엄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주는 것은 주변의 자연과 인공을 잘 조화시킨 선조들의 탁월한 지혜 덕분인 것이다.
조선왕릉을 실사한 각국 전문가들은 독특한 건축 및 조경 양식을 특히 높이 평가했다. 조선왕릉처럼 한 왕조의 무덤이 집중돼 있으면서도 훼손되지 않고 잘 보존돼 있는 사례는 세계적으로 드물 것이라며 가치를 인정했다. 외형의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그 밑바탕을 이루는 유교적 풍수적 정신세계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했다. 조선왕릉에 농축돼 있는 한국의 미(美)와 전통의 독창성, 우수성을 세계가 높이 산 것이다.
학계는 왕릉 연구에 심혈을 경주헤야 한다. 외국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감탄하는 조선왕릉의 미적 가치에 정작 우리 학계는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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