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처와 공기업들이 연간 수십 혹은 수백 대의 차량을 구매하면서도 하이브리드차나 매연을 적게 배출하는 경유차를 비롯한 저공해차(친환경 그린카)는 외면하고 있다. 저속일 때는 전기로, 고속일 때는 휘발유로 엔진을 돌리는 하이브리드카는 그동안 미래형 자동차로 소개됐지만 어느덧 현재형 자동차가 됐다. 수소연료전지 자동차와 함께 온실가스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인 ‘그린카’다. 갈수록 환경규제가 엄격해져 이산화탄소를 덜 배출하고 연료를 덜 쓰는 친환경 고효율 자동차가 아니면 세계시장에서 살아 남기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하이브리드카 세계시장 규모는 2000년 2만 대에서 내년엔 150만 대로 커지고, 2025년엔 전체 자동차 시장의 58%인 500만 대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세계 자동차 업계에서 이런 연비와 가격대로 하이브리드카를 만들 수 있는 업체는 도요타와 혼다 밖에 없다. 세계 하이브리드카 시장에서 두 회사의 점유율은 98%나 된다. 1990년대 중반 처음으로 하이브리드카를 내놓은 이후 꾸준한 기술 축적으로 경쟁업체들을 압도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은 과거로 먹고살 수 없다. 세계 자동차산업 중심지였던 미국 디트로이트는 빅3의 위축으로 공장은 생산을 중단했고 시내 상점도 상당수 문을 닫았다. 한국 자동차산업도 거기서 배워야 한다. 김종석 금속노조 기아차 지부장은 투쟁 머리띠 대신 어깨띠를 두르고 서울의 한 상가에서 행인들에게 ‘쏘렌토R’ 전단을 나눠주며 홍보에 나섰다.
미국 오바마 행정부는 최근 전기자동차 개발에 24억달러를 지원하고, 2015년까지 100만대의 친환경차를 생산한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독일은 친환경 소형차를 사는 소비자들에게 475만원을 지원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그동안 ‘녹색정부’를 강조해왔다. 그러나 검은색 대형 승용차를 탄 장차관과 기관장들의 모습은 ‘녹색’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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