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전남도청 별관 철거문제의 해법을 찾기 위한 분위기 조성의 물꼬가 트였다. 5·18민중항쟁 29주년을 맞아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와 5월 단체 회원들이 옛 전남도청 민원실에서 ‘5·18 시민광장’ 토론회를 연 것이다. 그동안 광주시민의 우려를 감안한다면 진일보한 일이다. 이번 주최는 5·18민중항쟁행사위원회가 주체가 되어 ‘광주공동체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대화의 문을 열게 됐다.
특히 이번 토론회에서는 안성례 5·18행사위원장과 조비오 신부, 이홍길 전 5·18기념재단 이사장, 리명한 민족문학작가회의 고문, 민점기 광주전남진보연대 공동대표, 생명나눔 광주전남지역본부장을 맡고 있는 현지 스님 등 10여명의 시민사회 원로들이 참여해 우려섞인 충고와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아울러 지명도 높은 인사와 단체들이 참여한 것도 매우 고무적이라는 평이다.
엄밀히 따지면 5월단체도 광주시민이 있었기에 그 탄생이 가능했다. 광주시민 없는 5월 민중항쟁은 애초에 있을 수 없었던 일이기 때문이다. 항쟁을 주도했건, 뒤에서 묵묵히 말없는 지원을 해주었던 시민이었건 간에 오월 그날은 모두 하나였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있었기에 항쟁은 빛났으며 지금도 광주시민들은 그 날을 잊지 않고 독재 세력에 대한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5·18유공자가 별도로 지정돼 있지만 진짜 유공자는 광주시민이다. 그리고 광주시민은 대화와 타협에 있어 탁월한 화합 능력을 발휘한다. 볼썽 사나운 꼴이 대외적으로 비춰지는 것도 싫어한다. 이 모두가 다 민주의 성지 광주의 명예를 훼손시키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5월단체들은 이번 토론회를 기점으로 해서 광주시민들의 고견을 듣고 무엇을 실천해야 함이 옳은 것인지를 판단해야 한다. 반드시 광주시민들의 의견을 적극 존중해야 할 것이며 그 뜻에 따라야 한다. 광주시민 없는 5월항쟁은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건설도 중요하고 5·18사적지 보존도 중요하다. 그러나 보다 못해 광주시민들이 나선 것은 그동안 사분오열된 5월단체들을 다시 하나로 묶기위함임을 십분 인식하고 광주시민들의 뜻에 맡겨두어야 함이 현명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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