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채씨가 지난 21일 오전 원예특작과학원 배시험장에서 열린 평가회에서 자신이 개발한 과수봉지 씌우는 기기의 사용법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나주의 한 과수재배 농민이 봉지 씌우기를 손쉽게 할 수 있는 기기를 개발, 과수재배 과정에 획기적 혁명을 불러올 수 있을지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주시농업기술센터 배원예과가 지난 21일 오전 원예특작과학원 배시험장에서 개최한 ‘과수봉지 씌우는 기기 개발 현장 평가회’에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나주배 연구회원 등 100여명의 농가들이 참석해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농촌진흥청 농업인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부터 연구를 시작해 기기개발에 성공한 정성채씨(48·나주시 봉황면)는 “배 농사를 직접 지으면서 농촌의 노령화·부녀화 등의 심각성을 뼈저리게 느껴 누구나 손쉽게 사용가능한 과수 봉지 씌우는 기기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개발배경을 밝혔다.
정씨가 개발한 기기는 중량이 500g 정도로 가벼워 한손만으로 사용이 가능하며, 버튼만 누르면 기기에 장착된 봉지를 씌울 수 있어 한번도 봉지를 씌워보지 않은 초보자도 쉽게 봉지 작업을 할 수 있다.
또 열매자루가 봉지의 중앙에 항상 놓이게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잎사귀 분산 공기관을 이용해 잎이 봉지 안으로 들어오는 걸 막을 수 있어 각종 벌레나 오염을 방지할 수 있고, 동력원으로 압축공기를 이용해 장시간 작업이 가능하며, 균일하게 씌워진 봉지는 수확기까지 고품질의 상품으로 자랄 수 있는 등 기존의 어려움들을 해소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허를 출원한 이 기기가 상용화될 경우 인구 고령화로 숙련된 인력이 태부족하고 인건비를 대폭 절감할 수 있는데다 단기간내에 일시적으로 작업을 완료해야 하는 ‘시한영농’으로 일손 구하기가 어려워진 농촌인력 운용에 획기적인 변화가 기대되고 있다.
또 봉지 씌우기의 특성상 사다리를 타고 작업하는 시간이 많아 노령화된 인력들이 사다리에서 떨어져서 다치는 등의 부상도 줄일수 있어 부수효과도 예상된다.
나주의 배 재배면적은 2천510ha로 전국의 14%를 차지하고 있으며 5월이면 배 봉지씌우는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2천800여 농가들이 매년 어려움을 겪어 왔었다.
이날 평가회를 지켜본 농민들은 감탄을 금치 못하면서 “하루 빨리 기기가 나와서 직접 현장에서 활용을 해봤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배 원예과 관계자는 “많은 장점을 살리면서 무게를 줄여 경량화하고, 기기를 세밀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섬세화를 꾀하는 등 평가회시 건의된 내용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가격이 저렴하고, 농가 현장에서 쉽게 사용이 한 기기장치 개발에 힘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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