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농약·화학비료 사용량 줄어 자연생태계 빠르게 복원
전문가들과 차이 보여…‘무리한 해석’ 지적
‘친환경농업 1번지’ 전남도가 친환경농업을 통해 철새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고 대대적인 홍보가 나서고 있지만 철새급증 원인에 대해 무리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논란이 일고 있다.
28일 전남도에 따르면 도가 친환경농업을 역점시책으로 추진해 전국 친환경인증면적의 58.2%를 차지할 정도로 농촌 들녘에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량이 줄어들면서 자연 생태계가 빠르게 복원되고 있다며 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철새가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도는 구체적인 근거로 국립환경과학원 자료를 통해 해남 고천암호의 경우 2007년 1월 18종 8천900여마리의 철새가 날아든데 이어, 2008년 1월 38종 10만6천여마리가 관측돼 철새 종류가 2배 이상 늘어났으며 개체수도 12배 가량 늘어났다고 밝혔다.
또 영암호 역시 2007년 1월 40종 7천여마리였던 것이 2008년 1월 62종 3만여마리로 크게 늘어났으며, 보성 득량만은 43종 2천500여 마리에서 44종 2천900여마리로 늘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전남도는 “매년 철새가 늘어나는 것은 친환경농업 재배 면적이 증가돼 농약과 화학비료의 사용이 크게 줄어들면서 먹이가 풍부해졌기 때문”이라고 해석을 내놓았지만 철새 전문가들의 해석과는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 철새 전문가는 “해남 고천암호와 영암호 등은 간척지대로 넓고 먹이감이 많아 철새 도래지로 유명하지만 매년 개체 수에 변화가 있는 것은 가장 많은 개체수를 가진 가창오리떼가 오느냐 안오느냐에 따라 결정이 된다”면서 “가창오리떼 도래시기가 빠를 수도 있고, 안 올 수 있는 등 기후여건에 따라 좌우한다”고 말했다.
가창오리떼는 월동을 위해 제일먼저 충남 서산간척지로 날아와 먹이감이 떨어지고 날씨가 추워지면 금강, 전북쪽 간척지로 내려왔다가 더 추워지면 전남지역 간척지로 내려오는데 매년 상황이 달라 전남지역에는 올 수도 있고, 안 올 수 있으며, 그 숫자도 분산되면서 개최수가 차이를 보일 수 있다는 것.
이 전문가는 이어 “이 때문에 고천암호의 경우 1월 시점으로 비교를 하는 것은 무의미할 수 있으며 2007년 이전에 가창오리떼가 많이 몰려왔다가 그 다음해 도래하지 않았다고 해서 환경이 나빠지거나 친환경농업이 안됐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없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전남도가 철새가 급증한 원인을 친환경농업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하는 것은 지나친 해석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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