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살인 등을 저지른 살인범이 범행을 부인하며 각종 거짓말로 일관했으나 형사들의 재치와 유전자(DNA)증거 확보에 백기를 들었다.
11일 전남 화순경찰서에 따르면 홀로 사는 노인 B씨(65·여)의 집에 침입, 금품을 빼앗고 B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구속된 A씨(60)는 수사과정에서 범행부인 등으로 일관해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B씨가 피살된 채 발견된 다음날인 지난달 23일 오후 1시께 피해자 B씨의 집에서 직선거리로 300m밖에 있던 A씨의 집을 방문했다. 경찰은 용의자가 피해자 B씨를 마구 폭행하는 과정에서 손에 상처를 입었을 것이라고 추정, 주변 사람들을 상대로 손 상처 흔적 등을 확인하고 있있다.
C경사(43) 등 형사 2명은 A씨가 왼쪽 손을 주머니에 계속 넣고 있는 것을 수상히 여겨 확인을 했고 왼손 두 번째 손가락에 3~4cm정도의 상처자국이 있는 것을 발견했다. C경사 등이 손가락 상처를 묻자 A씨는 ‘일을 하다 다친 것이니 신경 쓰지 말라’며 도리어 핀잔까지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C경사 등은 A씨에게 담배를 권유했으나 A씨는 자신의 국산 O담배만 피운다며 방안에서 O담배를 꺼내 피운 뒤 마당 장독대 옆에 담배꽁초를 버렸다.
C경사 등이 텃밭으로 가던 A씨를 따라가 유전자 검사를 위한 구강세포 채취를 요청했으나 거부당하자 법원 영장을 발부받아 구강세포를 채취키로 마음먹었다.
C경사 등은 A씨가 장독대에 담배꽁초를 버린 것을 기억해 담배꽁초를 수거한 뒤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 A씨가 범행현장에서 발견된 범인의 각종 유전자와 일치한다는 답변을 들었다. 경찰은 A씨를 강도살인 혐의로 붙잡아 조사했으나 A씨는 범행을 전면 부인했다.
A씨는 제시된 유전자 증거에도 자신은 ‘국산 O담배를 피우지 않고 외제 담배를 피운다’며 유전자 증거를 부인했다.
이에 경찰은 A씨의 동의를 받아 다시 구강세포를 채취한 뒤 다시 유전자 검사를 의뢰, 범인 유전자와 일치한다는 통보를 재차 받았다. 특히 A씨는 이미 구속된 절도범행 공범(60)이 자백한 절도사건 2건은 부인했지만 유전자 증거가 제시된 강도살인·절도사건 각각 1건에 대해서는 범행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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