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소득 보전 직불금을 부당 수령한 전남지역 공무원들에 대해 잇따라 경징계 결정이 내려져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제식구 감싸기라는 비난도 있다. 농민들에게 돌아갈 돈을 공무원들이 챙겼는데도 중징계는 없고 경징계 처분을 내리는 것은 농민들을 두번 울리고 있다. 직불금 사태가 터진 지 수 개월이 흐른 지금 조용한 틈새를 이용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자체조사 기간도 염두하지 않는 바는 아니다. 하지만 여론의 집중포화가 잠잠한 시기에 조치를 취하는 것은 징계수위를 낮추기 위한 의도도 깔려 있다고 본다.
전남도의 징계유형은 견책 4명, 불문경고 10명, 불문 1명 등이며 직급별로는 4급 서기관 1명, 5급 사무관 6명, 지도관 1명, 6급 이하 7명 등이다. 나주시는 6급 이하 직불금 부당수령 공무원들에 대해 최근 인사위를 열어 관련 공무원 3명에 대해 모두 불문경고를 내린 것을 비롯해 곡성군은 불문경고 2명, 주의 3명, 담양군은 불문경고 1명, 훈계 3명 등 잇따라 경징계 결정을 내렸다. 광주시도 본청 서기관 1명을 포함한 9명의 공무원들을 이달 말에서 7월 초께 징계위에 회부할 계획이지만 경징계가 예상되고 있다. 이는 행정안전부의 지침 중에 자진신고, 직불금 반납 등의 경우 징계수위를 감경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같은 솜방망이 처벌은 상실감에 빠져있는 농민들은 물론 국민의 정서와는 너무 거리가 멀다. 특히 행안부가 감경기준을 마련하는 등 소극적인 징계방침을 세운 것은 전형적인 제식구 감싸기다. 농민들이 소작을 하면서 말못하는 사정을 악용해 직불금을 수령한 파렴치한 공무원들에 대한 조치가 아니라고 본다. 더구나 농산물 개방으로 인한 농업인들의 시름을 해소해주기는 커녕 실망감을 더하는 꼴이다.
농업이 천직인 농민들은 어찌됐건 약자다. 국가의 농업정책이나 농협의 경영이기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그런 농업인들에게 지급되어야 할 쌀직불금을 자신들의 땅이라하여 공무원 신분으로서 챙긴다는 것은 자신들의 조상들을 경시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다시는 농민을 울리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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