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음주운전을 하다 초등학생을 친 뒤 공기총으로 잔혹하게 살해한 사건이 일어나 사회 충격을 주고 있다. 천인공노할 일이다. 가벼운 상해를 입었는데도 자신의 무면허와 음주사실이 들통날까봐 이같은 범행을 저지르고 말았다. 지난 4일 광주시 일곡동 모 아파트 횡단보도에서 가해자 이씨는 승합차로 B군(11)을 들이받고 병원으로 데리고가 경상임을 확인한 후 병원측과 MRI 촬영 이야기를 나누다 이내 자신의 승합차에 태우고 한적한 지역으로 끌고가 공기총으로 B군을 살해했다.
기가막히다 못해 아연실색할 지경이다. 인명경시 풍조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어 사회 전반에 걸쳐 파장이 크다. 누구를 믿고 살아야 하는지 이구동성이다.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 강호순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더니 사람을 죽이는 일을 가벼이 여기는 모방적인 풍조도 문제다. 사람의 목숨과 바꿔서 무면허와 음주운전 사실을 감추겠다는 의도가 한심스럽다 못해 가증스럽다. 자신의 작은 안일을 위해 살인을 저질렀다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다.
사회 도덕이 뿌리 채 흔들리고 있다. 더구나 어린 학생을 상대로 저질렀다는 것은 용납이 안 된다. 심심치 않게 일어난 어린이 유괴사건만 보더라도 어른들의 막장인생을 보여주는 가장 졸렬한 작태다. 전국 도처에서 어린이를 상대로한 범죄가 판을 치고 있어 부모들은 한시도 마음놓을 수 없다는 현실 또한 안타깝다. 도덕적 양심은 뒷전이다. 돈을 목적으로, 또는 범행을 은폐하기 위한 수단 등 다양한 동기로 어린이들이 희생당하고 있는 현실이 부끄럽다. 어른으로서의 가치가 흔들리고 있는 세상이다.
어린이 보호를 위한 다양한 대책들이 수립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범행의 치밀함에 속수무책이다. 이는 어른들의 사고(思考)가 바뀌지 않는 한 똑같은 일이 재발하지 말라는 보장은 없다. 강력하고 실행 가능한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나약한 어린이를 상대로 자신의 목적을 챙기려는 몰지각한 어른들을 바라보는 어린이들의 원망스런 눈망울이 한 없이 부끄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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