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조의 감각을 연일 뽐내며 이란전을 통해 ‘오른발 스페셜리스트’ 등극을 노리고 있는 기성용(20·서울)이 프리킥골에 대한 강한 욕심을 드러냈다.
기성용은 16일 오전 11시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펼쳐진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훈련에 참가했다.
전날 훈련에서 예리한 프리킥을 잇따라 선보이며 훈련을 지켜보던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던 기성용은 이날 훈련 중 실시한 연습경기에서도 날카로운 슛으로 골문을 두드렸다.
기성용은 17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이란과의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8차전에서 프리킥 전담키커로 나선다.
이번 최종예선 7경기에서 기성용은 2골을 기록하며 2선 침투 능력을 인정받지만, 프리킥골은 터지지 않아 2% 아쉬운 감이 있다.
이에 대해 기성용은 훈련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예전보다 프리킥을 차는 감이 많이 좋아졌다. 이제는 프리킥으로 골을 기록할 때가 됐다고 본다. 세트피스골로 이란전을 쉽게 풀어가고 싶다”며 밝게 웃어보였다.
이어 기성용은 “먼 쪽보다 가까운 쪽에서 차는 프리킥이 좋다. 하지만 멀어도 감이 좋기 때문에 (프리킥 찬스가) 하나 걸렸으면 좋겠다”며 골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이번 최종예선을 지켜보고 있는 축구계 전문가들은 기성용의 성장세를 ‘킥 정확도’에서 찾고 있다.
지난해 성인무대에 데뷔한 3차 예선전에서 기성용은 넓은 시야와 패스 정확도를 가진 선수 정도로 평가되어 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기성용은 최종예선을 치르며 프리킥 참가 횟수를 늘리더니, 이제는 전담키커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이 과정에 이르기까지는 소속팀인 서울에서 매일 100회씩 실시한 슈팅연습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일각에서는 기성용의 프리킥 순도가 아직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지난 10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최종예선 7차전에 출전한 기성용은 프리킥과 코너킥을 전담했으나, 이전에 비해 정확도에 다소 문제를 드러내 아쉬움을 남겼기 때문이다.
“(사우디전은) 감이 떨어졌다기 보다 동료 선수와 타이밍을 잘 못 맞췄다”고 고백한 기성용은 “내일 경기 전 선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보다 확실한 세트플레이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기성용은 “이란은 반드시 우리를 이겨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총공세를 펼칠 것이다. 서두를 필요는 없지만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도 “경기는 해봐야 하는 법이다. 이란에 뛰어난 선수가 많다고 하지만 우리도 그에 못지 않다. (승리할) 자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밝혔다.
한편, 기성용은 최근 들리고 있는 FC포르투(포르투갈)의 관심에 대해 “지금은 이란전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있다. 내 실력을 발휘하다보면 언젠가는 불러주실 것”이라며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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