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보호를 위해 광주시내 인도에 설치돼 있는 ‘볼라드(차량 진입을 막기 위한 구조물)’가 설치기준도 없이 제멋대로 조성되면서 시민들의 불편은 물론 안전사고 위험까지 안고 있다.
더구나 새로운 법규에 따라 기존 볼라드를 교체해야 할 사업비로 수십억원의 혈세가 소요될 것으로 보여 이른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광주시의회 나종천 의원(민주·남구2)은 16일 제179회 임시회 시정질문을 통해 ‘볼라드 설치 및 교체사업 문제점’을 지적했다.
광주시가 지난 10여년 동안 시내 차도와 연결되는 인도에 설치한 볼라드는 동구 1천838개, 서구 1천843개, 남구 790개, 북구 2천38개, 광산구 4천972개 등 1만1천481개에 달하고 있다.
그러나 뚜렷한 설치기준도 없이 자전거도로위 등 무분별하게 설치되면서 시각장애인이나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는 장애인들의 통행에 불편을 줄 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의 안전사고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또 최근 개정된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법’시행규칙에 따라 교체후 설치돼야할 부적합 볼라드가 전체 1만1천481개 가운데 63.6%인 7천303개에 달하고 있다.
시행규칙상 볼라드는 보행자의 안전을 고려해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재질로 만들어야 하고 높이는 80~100cm, 지름은 10~20cm, 설치간격은 1.5m 내외, 전면에는 시각장애인을 위해 점자형 블록을 설치토록 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볼라드 설치 비용이 개당 23만~25만원인 점을 고려할때 전체 교체비용만 16억~18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나 의원은 “볼라드가 도시미관을 해치고 보행자의 통행을 방해하는 등 불편이 크다”며 “철거와 재설치에 따른 시행착오 뿐만 아니라 막대한 혈세가 낭비되는 사태가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교통약자 이용편의증진법’ 시행 이전에 설치된 볼라드는 보도구간 굴착공사와 보도 재정비, 자전거도로 정비 등에 포함시켜 연차적으로 정비해 나갈 계획이다”며 “보행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관리상태가 양호한 볼라드는 내구연한에 따라 정비계획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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