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의 모 초등학교 교장과 여교사 사이의 부적절한 관계<본보 1일자 5면 보도>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난 며칠 동안 순천지역을 떠들썩하게 했다. 학생의 거울이어야 할 교사의 윤리와 도덕이 낭떠러지로 추락하는 것 같아 씁쓸함과 아울러 이를 미끼로 모 지방 신문사 A기자가 이들에게서 금품을 수수하는 일까지 일어났다는 의혹이 불거져 일파만파다. 이 사실은 불륜 의혹 교장이 지난 1일 저녁 A기자의 집 앞에서 자해소동을 일으켜 경찰이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순천경찰은 현재 8명의 형사들을 배정해 이 사건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
광주전남기자협회가 지난 4월 15일 ‘사이비 기자 근절 운동’에 나선 일이 있다. 기사를 빌미로 돈을 뜯어내는 등 ‘공갈 기자’들을 직접 단속하겠다는 것이다. 기자협회는 “공익을 저해하고 언론의 사명을 망각한 사이비언론 근절을 위해 ‘사이비기자 근절 대책특별위원회’를 구성 운영한다”고 밝혔다. 또 기자협회는 “최근 일부 지역에서 사이비 기자가 활개 치면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어 기자협회 소속 기자들도 선의의 피해를 입고 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이는 기자협회 외의 언론사들은 모두가 사이비 기자라는 말로 해석된다. 무시하는 처사가 아닐 수 없다.
기자협회가 이런 노력을 하는 것은 잘한 일이다. 그러나 집안단속을 소홀히 하고 남 탓으로 선의의 피해를 보고 있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이번 사건의 A기자는 이 협회 소속이라는 추측을 낳고 있다. 만약 협회 소속이 사실이라면 광주전남기자협회는 그 대처를 어떻게 할 지 묻고 싶다. 현재로선 금품수수 성격이 명확치 않아 무어라 단정 짓기는 이르지만 이 또한 기사와 관련돼 있다면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됐다. 더구나 여교사가 자신을 협박했다는 이유로 현재 A기자를 광주지검 순천지청에 고소를 해놓은 상태다.
사이비 기자 척결은 언론사들의 공통된 골칫거리다. 공공연하게 광주전남 기자협회가 사이비 기자 척결을 내세운 것은 자신들은 깨끗하다는 이미지를 독자들에게 내비치려는 의도겠지만 일선에서는 그렇지도 않은 게 사실이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지 않은 이상 세상일은 알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노력해야 할 일이며 광주전남기자협회는 제머리부터 깎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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