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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道强化’ 정책 덕치로 해야 |
2009년07월06일(Mon) |
| 이준구<주필, 시인> |
이명박 대통령은 6월 30일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중도강화(中道强化)’와 ‘친서민·중산층 정책’ 등 착의적 국정홍보 강화 방안을 주제로 국무위원들과 집중 토론을 가졌다는 소식이다. 고무적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은 통상 국무회의와 달리 이날 회의가 금년 상반기의 마지막 국무회의이면서 최근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 변화 방침과 맞물려 저녁 6시부터 3시간여 동안 ‘끝장 토론’ 형식으로 열렸기 때문이다.
이날 회의는 어느 때보다 국무위원들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고 한다. 대부분 자신의 주제보고만 마치고 다른 참석자들의 보고 및 대통령의 이야기를 듣던 이전과는 판이하게 분위기가 달랐다는 것이다.
이는 천만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대통령의 ‘중도 강화’에 감화된 까닭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에 대해 만강의 사의를 표한다. 중도강화 정치의 성공 요건이 나타날 기미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중도(中道)이란 무엇인가? 중도는 중용(中庸)인 것이다. 중용은 대단히 평범한 덕(德)이다. 하지만 진리(眞理)는 평범 속에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중용은 무슨 일이나 극단에 흐르지 않고 과격에 치우치지 않는 것이다. 모자라지도 않고 지나치지도 않는 적정(適正)의 상태다. 불편부당하고 온건중정(穩健中正)한 것이다. 과대와 과소에 흐르지 않는 올바른 중간을 뜻한다. 과불급(過不及)이 없는 것이 중용이다.
중용은 생활의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온 실천적 지혜요, 행동적 진리다. 무슨 일이나 극단과 과격에 빠져서 지나치면 그 결과가 좋지 않다.
중용의 중(中)은 두 가지 뜻이 있다.
첫째는 가운데 중(中)자(字)로서 어떤 사물이나 상태의 중간을 의미한다. 둘째는 맞힐 중(中)자(字)로서 때와 경우에 잘 맞는 것이다. 백발백중(百發百中)이란 말은 백번 쏘아서 백번 다 과녁에 바로 맞는 것이다. 적중(的中), 명중(命中)이 그 경우다. 무슨 일이나 그때 그 경우에 꼭 알맞은 적정의 상태가 있다. 그것이 중이다.
중용은 단순히 이것과 저것의 중간이라는 뜻이 아니다. 그때 그 자리 그 경우에 꼭 알맞은 적정상태를 의미한다. 중용은 곧 중정(中正)이다. 맞고 옳은 것이다.
공부자(孔夫子)는 중용에서 군자시중(君子時中)이라고 갈파했다. 군자는 그때 그 경우에 꼭 합당하고 적절한 행동을 한다는 것이다. 중용은 단순한 중간이 아니다. 대소사를 막론하고 그 상황에서 꼭 알맞은 행동을 하는 것이다. 중용은 일종의 균형의 감각이요 조화의 센스요, 적정의 지혜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런 ‘시중(時中)’의 진리를 하루 속히 깨달아야 한다. 이제 서민 자활금융활성화 등 서민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또 3자녀 서민가정에 대한 공공분양 주택 및 국민임대주택 공급 물량을 늘려야 한다.
이 대통령은 목전(目前)에서 해고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구제해야 한다. 여야 합의로 비정규직법이 개정된다 해도 이는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 이명박 대통령의 ‘중도 강화’는 어떻게 실천해야 할 것인가? 다음 몇 가지를 주문하고자 한다. 노파심에서 ‘중도 강화’가 도리어 국민의 실망으로 끝나지 않을까 싶어서다.
첫째, 소통정치 복원은 밀어붙이기 형태를 지양하고 정치 현안을 끈기 있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 줘야 한다. 그래야 국민도 ‘중도 강화’노선의 진정성을 인정하게 되기 때문이다.
둘째, 사회통합은 구호가 아니라, 실효성 있는 정책과 입법을 통해서 달성돼야 한다. 정부가 ‘중도 강화’를 표방한 것은 지금까지의 정책이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쳤다는 것을 인정한 까닭이다. 사회통합을 위한 서민들의 진심 어린 동참을 이끌어내야 한다.
셋째,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중도 강화’ 정치라고 해서 무원칙적 정치가 돼서는 안 된다. 중도 강화의 정책노선은 대한민국의 헌법정신과 원리에 철저히 종속돼야 한다. 정책 집행과 공권력 행사는 헌법이 규정한 기본권 보호 및 사법권 독립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넷째로 중도 강화 정치의 실천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관용과 신뢰 및 상호존중의 문화를 창출하는 공동의 노력과 병행돼야 한다.
옛사람들은 견문수(見聞修)를 강조했다. 많이 보고 많이 듣고 많이 닦으라고 했다. 보지도 않고 듣지도 않고 닦지도 않으면 우리는 우(愚)와 둔(鈍)과 치(痴)의 속물(俗物)로 전락하기 쉽다. 다견(多見) 다문(多聞) 다수(多修)의 삼다(三多)를 힘써야 한다. 그래야 명(明)과 지(智)와 현(賢)의 달인이 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소득분배 지표가 지난해에 가장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위기 이후에 가속화된 이런 추세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 등 10년 동안에도 줄곧 이어지다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은 이명박 정부에서 더 악화됐다.
진보정권의 분배 우선 정책, 보수정권의 성장 치중 정책 모두 말로는 서민층 보호와 분배 개선을 앞세웠지만 올바른 처방을 내놓지 못했다는 뜻이다. MB정부가 진정 중산층 확대의 조화로운 사회를 지향한다면 이제부터라도 성장-분배-복지가 함께 가는 실효성 있는 정책조합을 깊이 고민해야 한다. 서민층은 실업 폐업 임금삭감의 공포에 떠는 반면 자산계층은 위기를 기회 삼아 부(富)를 더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알기에 이 대통령부터 앞장서 서민정책을 외치고 있지만 왠지 공허하다. 그러나 국민은 믿어야 한다.
이 대통령은 마음의 귀를 기울이어 역사의 소리, 진리의 소리, 하늘의 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그래야 중용의 덕이 생긴다.
이 대통령은 중용의 덕이 덕중(德中)에서 가장 으뜸가는 것임을 십분 인식하고 작은 덕부터 쌓아야 할 것이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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