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6일 신임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에 내정한 현병철 한양사이버대학장은 ‘인권 문외한’이라고 한다. 충격적이다. 그것은 현 학장의 행적을 보면 인권과 관련한 대외 활동은 물론이고 변변한 연구실적도 없기 때문이다.
국가인권위법 5조2항은 인권위원 기준을 ‘인권문제에 관해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이라고 명시해 놓았다. 이런 법 조항에도 위배되고 있다. 이는 인권위원장으로서 자격미달이 아닌가 싶다.
MB 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인권위원회를 좋게 보지 않고 끈질기게 무력화를 시도했다고 한다. 이번 새 인권위원장 내정은 이런 시도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인권 문제는 약자의 편에서 일을 해야 할 때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현 내정자의 성향 등에 비춰볼 때, 인권위의 독립을 지키고, 필요하면 정부에 대한 비판도 서슴지 않는 기개 있는 모습을 기대하기란 힘들 것 같다.
오히려 권력의 뜻을 잘 따르는 인권위원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 현 학장의 전공과 경력에 비춰봐도 인권문제를 좁은 법의 틀 안에 가둬놓을 개연성이 있어 보인다.
이번 인사는 국제사회에서도 좋은 소리를 듣기 어려울 것이다. 국내 인권단체에서도 환영하지 않고 있는 까닭이다. 우리 한국이 국가인권기구 국제조정위원회(ICC) 회장국이 될 수 있는 기회도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본다.
이 대통령은 인권문제에 관해 전문적 지식과 경험이 있는 인사를 국가인권위원장으로 내정해야 한다.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중도사퇴 이후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쏟아져나왔기 때문이다. 공식 라인이 아닌 비선 조직에 의존하는 인사를 지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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