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된 집중호우로 광주천이 잇따라 범람하면서 광주시가 수백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추진한 자연형하천정화사업 시설들이 ‘사상누각’이 되고 있다는 소식이다. 특히 집중호우만 내리면 애써 설치한 시설물이 급류에 휩쓸려 내려가고 또다시 복구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되면서 사업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6일 광주지역에 내린 집중호우로 광주 서구 양동 복개상가 등 광주천변 인근이 한때 범람위기를 맞았다. 불어난 하천물이 교량 아래 1ｍ 남짓까지 차 오르면서 광주천 주변지역 주민과 상인들은 공포감에 떨었다. 이로 인해 양동시장 하부 주차장 등 광주천변 일부 도로는 교통이 완전 통제되기도 했다.
수백억원을 들여 친수공간을 조성하고 시설물을 설치했던 것이 오히려 큰 피해로 이어졌다. 지난 7일 이후 광천대교 주변의 음악분수가 부서지고 산책로에 깔려있던 보도블럭도 상당부분 떠내려갔다. 이는 광주시가 앞을 내다보지 못한 행정을 펼치고 있지는 않느냐는 우려스런 목소리도 높다. 자전거 전용도로도 형체를 알아볼수 없게 부서지는 등 자연형 하천정화사업지구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자연형 하천정화사업지구는 광주시가 545억원(총사업비 700억원)을 들여 용연정수장 하류에서 영산강 합류지점까지 시행한 사업이다. 호안블럭과 함께 고수부지에 쉼터 등 친수공간을 조성해 하천을 자연 그대로가 아닌 인위적으로 변화시켜 화를 키운 것이다. 해마다 여름철이면 피해와 복구를 반복하고 있어 시민들은 이번 기회에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집중호우 등 기상여건을 감안하지 못한 행정이 아쉬운 부분이다.
환경 전문가들은 “광주천에 과도한 시설물이 설치되면서 홍수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서울의 한강 고수부지와 달리 언제든지 범람할수 있는 광주천변을 공원으로 본 관점부터 문제다”고 지적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광주천은 공원이 아니라 하천이다. 언제든지 홍수피해의 가능성은 존재한다. 광주시는 추후 대책에 있어서 선견지명의 행정을 펼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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