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안전이 기업의 경쟁력이다”[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전광일보 공동기획] |
2009년08월04일(Tue) |
산업재해, 기업에 직·간접 피해…성장 지상주의, 후진국형 재해 불러
안전보건수준, 기업 평가 중요한 잣대·개선 위한 노사 공동노력 필요 |
지난해 우리 산업현장에서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은 근로자는 2천422명이었다. 여기에 부상자까지 더할 경우 전체 재해자는 약 9만6천명으로 크게 늘어난다. 산업재해에 의한 피해를 돈으로 환산할 경우 17조원에 이른다.
여기에 최근 행정안전부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안전사고가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심각한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 산업재해가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는 형국이다.
▲산업재해 기업에 엄청난 직간접 피해 유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사업장에서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사업주는 작업을 중지하고, 부상자를 후송하는 등의 즉각적인 조치를 해야 한다.
이후 사고조사, 요양신청과 더불어 사용중지나 작업중지 등 산업안전보건법에 의한 처벌, 업무상 과실치사에 의한 벌금 등 형법상의 처벌, 민법에 의한 배상책임을 지거나 보상작업 등이 뒤따른다. 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이 모든 것들이 손실, 즉 비용에 해당하는 것들이다.
산업재해가 발생할 경우 보험료나 의료비, 벌금 등의 직접비용보다 사고 발생에 따른 생산차질 및 복구비용 등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이 더 큰 문제다. 안전사고에 취약한 기업이라는 이미지 손실은 물론 사고조사 과정 등에서 사업주가 받게 되는 심리적 압박 또한 만만치 않다.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광주지역본부 박남규 기술지원팀장은 “산업재해 발생에 따른 간접비용은 직접비용의 4배~5배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모 건설업체는 사망자 1명당 발생하는 회사의 직간접 손실이 12억원에 달한다는 자체 분석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성장 지상주의가 후진국형 재해 불러
전도 협착 추락, 전형적인 후진국형 재해들이다. 하지만 이들 재해는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산업재해의 1~3위를 차지했다. 우리 소득수준에 맞지 않는 이들 재해들이 왜 이렇게 많이 발생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짧은 기간 동안 우리 경제가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면서 성장 지상주의, 빨리빨리 문화 등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시하는 풍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산업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생산설비나 설비에 부착된 안전장치들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고, 소규모 사업장들이 많아 체계적인 안전관리제도가 정착되지 못한 점들도 한몫 했다는 것이다.
▲안전보건수준 기업 평가에 중요한 잣대
하지만 앞으로는 기업의 안전보건수준이 기업평가에 중요한 잣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미 정부에서는 각종 포상에 기업의 산업재해율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건설회사들은 재해율이 높을 경우 사전심사제도(Pre-Qualification)에서 불이익을 당해 관급공사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최근 조선업 수주나 해외 건설공사 참여시 발주자들이 업체의 안전보건수준을 입찰조건으로 삼는 경우도 많아 재해가 발생하는 사업장들의 경우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소규모 사업장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소규모 사업장들은 외부적인 경영난 못지 않게 내부적으로 회사에 적합한 인재를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회사의 안전보건 여건과 무관치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생각이다.
박남규 팀장은 “최근 근로자들의 회사 근무환경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상태에서 안전보건에 대한 투자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 기업에 근무하려는 의욕이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고, 이는 자연적으로 이직률 상승 및 지속적인 인력난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대기업들이 높은 산재율로 공사 수주와 이미지 악화에 힘들어 하는 반면, 소규모 사업장들의 경우 직접적인 인력난에 봉착하고, 그나마 남아있는 근로자들도 재해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라는 것이다.
▲안전보건수준 개선 위한 노사 공동노력 필요
최근 안전보건은 기업경영에서 결코 간과해서는 안될 핵심과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안전보건 문제가 기업 내 노사간 핵심적인 갈등요인으로 부각되는 경우도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업의 안전보건수준은 사측이나 노측의 일방적인 노력에 의해 달성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아무리 기업에서 신규로 설비를 설치하고, 시설을 개선해 준다고 해도 그것을 이용하는 근로자들의 안전의식이 개선되지 않으면 아무런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나종일 교육정보센터 소장은 “우리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를 분석해 보면, 시설 미비에 대한 사고와 근로자의 불안전한 행동에 대한 사고가 골고루 발생하고 있어 시설개선과 근로자들의 안전의식 개선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한다.
최근 우리는 선진국 진입을 목전에 두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안전보건수준을 확보하고, 재해를 획기적으로 줄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노력은 사업주나 근로자를 비롯한 우리 모두의 몫이다.[이용영 기자]
|
|
 돌아가기
리스트 보기 출력하기
|
|
|
|
 이 슈
|
|
연재특집
|
코믹스-200727.jpg)
.gif)
.jpg)
 (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