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부는 오는 4~5월경에 지방행정연구원에 관련 용역을 맡기고 관계부처와 협의해 올 하반기부터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는 정부가 앞으로 각종 정책이나 법령을 입안할 때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 적합한지 여부를 미리 따지겠다는 것으로 지금까지 각종 정책이 수도권 중심으로 일관되면서 비수도권 지역이 지나친 규제를 받는다는 지적에 따라 내놓은 개선방안이다.
아직 구체적인 내용이 없지만 지방영향평가제는 환경, 교통, 재해영향평가 등과 유사한 개념으로 파악된다. 한마디로 수도권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법령과 정책이 지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혹은 규제로 작용함으로써 불이익은 없는지를 사전에 심사함으로써 지방의 특수성을 감안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 ‘국토발전영향평가제도’가 있으나 한 단계 더 발전해 지방균형발전에 역행한다고 판단되면 제동을 걸거나 수정을 요구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는 것이다.
그러나 이를 두고 벌써부터 수도권 중심론자들이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시장논리에 어긋나는 수도권 역차별이라는 둥,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하향 평준화를 초래하고 갈라놓기 식이라는 둥 발목을 잡는 듯한 말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수도권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이라는 주장을 듣노라면 황당하기까지 하다.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걸쳐 수도권의 공룡화로 인해 비수도권은 공동화현상을 빚고 있는 현실을 알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지방영향평가제는 수도권의 폐해를 줄이고 비수도권과 함께 발전하는 공생의 제도로 봐야 한다.
지금까지 수도권 규제를 위해 관련 법령을 만들 때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구분하지 않는 바람에 오히려 비수도권이 입었던 불합리한 규제는 한 둘이 아니다.
정부는 이런 점을 십분 감안해 예상되는 역풍을 과감히 차단해 주길 바란다. 경우에 따라선 차기정부에서도 지속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해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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