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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소의 습격 |
2009년08월19일(Wed) |
| 안용호<논설위원, 전 광주시교육청 장학담당장학관> |
버스에서 내린 한 무리의 여학생들. 한 손에는 핸드폰이, 한 손에는 빙과류나 인스턴트식품이 들려있다. 오십대 아주머니는 커피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버스에 오르고 있다. 이런 풍경은 이제 아주 낯익은 것이 되어 버렸다.
‘밥이 보약이다. 잘 먹고 잘 놀아라. 그래야 건강해야’ 하시던 할머니 말씀이 문득 떠올랐다. 보릿고개가 있던 시절이었고, 주전부리할 것이 없어서 보리개떡이나 배추끝을 먹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그것들을 웰빙 식품으로 부르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지금은 어디를 가나 먹을거리가 넘쳐나고 풍족한 식생활로 인해 오히려 병을 얻는다. 독성물질을 매일매일 사용하고 먹고 마시면서도, 그것을 익숙하고 당연한 문화생활이라고 여기면서 위험성을 망각하고 있다.
우리는 인류역사상 가장 오염된 시대에 살고 있다. 하루에도 무려 250여 가지의 독성물질이 새로 생겨난다고 한다. 기원전 1553년 이집트에서 발견된 미라의 몸속에는 독소가 하나도 없었다. 그러나 최근 영국 여성의 사체에서 독소 반응을 실시하자, 무려 900여 가지의 독성물질이 몸 속에 남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독으로 절여 있다고 해야 옳을 것이다.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면 계면활성제가 든 치약으로 이를 닦고, 샴푸로 머리를 감고, 비누로 세수를 한다. 그리고 화학물질로 코팅된 프라이팬에 화학첨가제 덩어리인 햄을 굽고, 항생제 달걀을 삶는다. 설탕과 밀가루와 버터가 주원료인 빵과 카페인이 풍부한 커피를 마신다. 음식을 담은 접시와 커피잔은 납 성분이 든 유액으로 칠한 도자기이거나 플라스틱이다. 옷은 화학물질이 첨가된 섬유로 만들어진다.
출근 준비를 전후한 시간에도 우리는 많은 화학물질과 오염물질을 접한다. 이런 수많은 유해 물질은 입과 코 그리고 피부와 성기를 통해 무차별적으로 체내에 들어온다. 우리의 일상은 이처럼 독소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식탁은 가장 위험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안심하고 먹을 것이 없을 정도이다. 식물은 농약성분으로, 동물은 성장촉진제나 항생제로 키우기 때문에 우리 몸에 해로운 독소가 너무 많이 들어 있다. 식생활 패턴이 바뀌긴 했어도 우리는 여전히 탄수화물을 많이 먹는다. 거기에다 과자나 빵, 칼국수 같은 간식을 많이 먹는다.
탄수화물 과잉은 지방으로 축적되어 비만으로 연결되고 고혈압, 심장질환, 동맥경화 같은 각종 성인병의 근원이 된다. 군것질을 하지 말아야 할 이유다. 즐겁게 마시는 음료나 소주 한잔에 걸치는 삼겹살, 야식으로 먹는 양념치킨이나 피자 같은 패스트푸드도 영양과잉이 될 뿐만 아니라 식품첨가제 중독까지 일으킨다.
냉장고를 열면 가공식품이나 가공식품을 조리한 인스턴트식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심지어는 고추장, 된장, 간장까지 사다 먹는다. 이런 식품들은 독소를 품고 있거나 식품에 맛을 내고 오래 보존하기 위해 식품첨가물이 들어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식품첨가물은 600여 종이나 된다. 라면에는 10여 가지의 식품첨가물이 들어 있는데 L-글루타민산 나트륨은 라면의 감칠맛을 내는 화학조미료다. 장기간 복용하면 치매나 실명에 이를 수 있어 선진국에서는 오래전에 사용이 금지되었다. 팜유는 포화지방산을 50%가량 함유하고 있다.
팜유의 경우 많이 섭취하면 대장암 등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는 합성착색료인 황색 4호와 황색 5호의 위험성을 경고했고 적색 2호는 사용자체를 금지하고 있다. 우리는 여러 가지 가공식품과 인스턴트식품을 통해 허용기준치보다 훨씬 많은 양의 독소인 식품첨가제를 먹고 있다.
내부의 독소와 외부에서 들어오는 독소의 습격으로 몸은 피곤하다. 어떤 음식을 먹느냐가 우리 몸의 건강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알게 하고 독소가 들어 있는 가공식품이나 인스턴트식품을 적게 먹도록 우리 아이들을 지도할 때이다.[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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