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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대통령 서거]前수행비서가 본 DJ “30분 연설에 2시간 연습” 2009년08월19일(Wed)
전갑길 광주 광산구청장, 1987년부터 1990년까지 수행
“DJ 정치철학은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을 지녔고, 천재적이라기 보다는 엄청난 노력을 하셨던 분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을 떠나 보내는 국민들은 모두 비통함과 슬픔에 잠겨 있다. 그 중에 김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바라본 이들의 아픔은 더욱 크다. 그들의 기억 속에서 김 전 대통령의 인간적인 면모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전갑길 광주 광산구청장은 지난 1987년부터 1990년까지 4년여동안 김 전 대통령의 수행비서로 일했다. 민주화추진협의회 회계부 차장으로 일할 당시 김 전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그를 수행했다.

전 구청장이 경험한 DJ의 정치철학은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 자기 자신을 다듬고 나아갈 좌표를 설정하는데는 지극히 ‘원칙’에서 출발하지만 실제 정치에 이르러서는 대중의 눈높이와 한국사회의 현실을 충분히 감안해 구체적인 행동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전 구청장은 DJ를 수행하면서 말, 행동, 자기관리, 조직운영, 정치적 판단 등 직간접적으로 ‘정치’를 배웠다.

그런 DJ에 대해 ‘천재적’이라기 보다는 ‘엄청나게 노력한다’는 말이 더 적합하다고 기억한다. 빼어난 두뇌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배우고 익히는 것에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다.

DJ에게 붙여진 ‘최고의 연설가’라는 평가에 대해서도 끊임없는 연습의 결과라고 그는 단호히 말한다. 겉으로 봐서는 즉흥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연설이 예정돼 있는 경우 별도로 마련된 장소에서 손수 연설문을 작성하고 이를 비서들이 정서하면 또다시 연습을 되풀이했다.

보통 30분 연설의 경우 세 차례, 2시간 가량을 연습했다. 연습을 통해 연설 내용을 몸에 익히면 훨씬 더 호소력이 크다는게 DJ의 생각이었다.

회의도 마찬가지. DJ는 회의가 잡히면 하루 전부터 준비를 했다. 간혹 독선적이라는 비판을 받지만 철저한 준비를 통해 민주적인 의사결정을 이뤄내는 방식이었다. 이 때문인지 김 전 대통령은 부지런한 참모들을 유독 아꼈다.

전 청장은 “수행비서로 일했던 4년간 한국정치의 역동적인 변화를 DJ의 눈으로, DJ의 가르침을 기준으로 경험한데 대해 축복으로 느낀다”며 “민주주의 확립과 동북아시아 평화체제 구축에 아직도 하실 일이 많은데 원통하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송시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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