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인 폭염 속 복합영화상영관 이용객이 크게 늘면서 화재 등 각종 재난 시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들 상영관은 백화점·할인마트 등 고층 건물 및 다중집합장소에 위치해 사고 발생 시 자칫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복합상영관은 법적으로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건축물의 피난 방화 등의 기준에 관한 규칙 등의 적용을 받으며 이에 부합하는 설비 및 피난시설을 갖춰야 한다.
막상 복합상영관 내 각 상영관은 비상통로가 좁고, 상영관을 빠져 나가는 문이 1곳 뿐인 곳이 대부분이어서 화재 등 각종 재난 발생 시 대형 참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영화관에서는 영화 시작 전에 피난 안내 영상물을 상영하고 대피경로가 명시된 평면도 배치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시행 중인 건축물 피난 등의 규칙 따르면 복합상영관 내 개별상영관은 바닥면적 300㎡ 이상인 경우에만 출입구를 2개 이상 설치토록 하고 있어 이보다 작은 상영관은 출입구가 하나뿐이다. 출입구쪽에서 불이 나면 안에 있는 사람들은 화를 피할 길이 없다.
대전의 모 영화관의 경우 1개 상영관의 정원이 190명이지만 면적은 290㎡여서 출입문은 하나밖에 없는 상황이며, 어떤 영화관은 5개의 상영관 모두 출구가 하나인 곳도 있다. 또 상영관과 통하는 복도의 수와 폭에 관한 규정이 2005년 7월에 마련돼 이전에 지어진 복합상영관은 적용을 받지 않고 있다.
좁고 미로처럼 복잡한 비상통로가 위험요소로 지적되고 있지만 교묘히 법망을 피하고 있는 셈이다. 다시 말해 1천명에서 많게는 2천명 이상의 관람객이 재난 시 비상구로 가기도 전에 참사를 당할 수 있다.
상가건물의 위층에 위치한 영화관의 경우 심야시간 아래층 상가가 영업을 마친 경우 더 큰 문제에 봉착할 수 있다. 건물 밖으로 통하는 주 출입구가 폐쇄되면서 출구는 자동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4일 경기도 광명의 한 복합상영관에서 밖으로 나가려는 수백 명이 출구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당시 6개의 상영관 중 2개 관에서 나온 400여 명의 관람객들은 아래층 상가의 보안문제로 비상계단이 막혀 있는 데다 엘리베이터의 절반 이상이 1층으로 통하지 않아 한동안 건물안에 고립되는 상황을 연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해 여름 휴가철 세일기간을 맞아 대형 판매점에서 반짝 특수를 노리고 피난통로에 간이판매대를 설치하거나, 창고 용도로 물건을 적재할 것으로 예상되어 불시 단속을 실시한 바 있다.
광주에서도 2~3년 전에는 비상계단에 물건을 쌓아놔 막히는 경우가 있었으나 그런 점은 거의 사라졌다. 참고로, 계단·복도 및 비상구 등에 물건을 적치하거나 장애물을 설치하여 화재 등 비상시 피난 및 소방활동에 지장을 주는 행위를 한 경우(100만원 벌금)와 비상구 폐쇄 등 피난·방화시설 등을 폐쇄(잠금을 포함한다)하거나 훼손 및 변경하여 화재 등 비상시 피난 및 소방활동을 불가능하게 하는 행위(200만원 벌금)시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10조 피난시설·방화구획 및 방화시설의 유지·관리 <개정 2008.6.5>에 의거 처벌 받게 된다.
현재 모든 영화관은 방염제와 소화시설 등에 있어 법적 구비요건을 갖추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화재가 날 경우 모든 상영관에서 놀란 사람들이 일시에 복잡한 통로로 몰릴 경우의 피난 조건은 상당히 좋지 않다. 화재발생시 대형판매시설은 인명과 재산피해가 높다. 시민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으려면 피난 동선에 따라 요소요소에 배치된 직원이 손님의 대피를 유도하는 등 재난대비 훈련을 정기적으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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