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검침원으로 일하던 중 간첩으로 내몰려 온갖 고초를 당한 이른바 ‘김기삼 간첩조작 사건’의 피해 당사자에 대해 법원이 사건 발생 28년만에 재심 결정을 내렸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부장판사 장병우)는 국가보안법과 반공법위반, 간첩 등의 혐의로 기소돼 유죄가 확정된 사건 당사자 김기삼씨(80)가 ‘재판 결과를 바로 잡아 달라’며 낸 재심 청구에 대해 “이유 있다”며 재심 개시결정을 내렸다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재판부는 “옛 안전기획부 소속 수사관들이 1980년 재심 청구인을 영장없이 불법연행한 후 한달 남짓 불법감금한 상태에서 수사한 점이 인정된다”면서 “이번 사건은 수사관들이 죄를 범했는데도 공소시효가 지나 확정판결을 얻을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재심 사유가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8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등의 조사 결과, 불법연행과 구금, 가혹행위를 통해 간첩으로 조작된 사실이 드러났다”며 재심을 청구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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