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18민주화운동 30주년을 앞두고 정부가 기념행사와 관련된 예산을 1차 심의에서 반영하지 않거나 대폭 삭감해 행사 차질이 우려된다는 소식이다. 심히 안타까운 일이다. 광주시와 5·18기념재단, 5월 3단체 등이 요구한 ‘5·18민주화운동 30주년 기념행사’ 예산 169억여원의 거의 대부분인 161억여원이 기획재정부의 2010년 예산 1차 심의에서 삭감됐다는 것이다. 나머지 7억여원으로 행사를 치르라는 꼴이다. 기가 막힐 일이 아닐 수 없다.
5·18관련 단체들과 광주 시민들은 내년 30주년을 맞아 예년보다 큰 규모로 행사를 치를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해도 너무한 예산 삭감이다. 이와는 반대로 정부는 4대강 살리기 예산을 705%나 증액시켰다. 이런 까닭에 국가 대형 SOC 사업도 예산이 축소돼 원성이 많은 상황이다. 이는 광주·전남의 대형 사업에도 불똥이 튀어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 5·18 예산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여기는 측면도 있다. 국가 전반에 걸쳐 예산이 축소되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광주시와 5·18기념재단이 행정안전부에 요청한 기념행사 예산 10억원도 한 푼도 책정되지 않고 1차 심의에서 전액 삭감되는 수모를 겪었다.
기념재단은 내년에 정부 예산지원을 받아 전야제(2억)와 대동한마당(2억), 문화예술제(1억5000만원), 학술대회(5000만원) 등을 치를 예정이었지만, 행정안전부는 ‘행사성 경비’라는 이유로 배제시켰다는 것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행사가 아니면 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말인지 되묻고 싶다.
정부 예산 당국은 재고해야 한다. 과도한 예산삭감으로 한국 민주주의의 상징인 5·18민주화운동 30주년 기념행사가 좌초될 위기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한나라당은 말로만 호남 민심을 껴안을 게 아니라 실속 있는 지원을 펼치는 것이 마땅하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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