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뚝 떨어지고 눈까지 내리는 등 혹한 추위가 시작된 가운데 광주·전남지역 시설하우스 농가들이 난방비 인상, 농작물 가격 하락, 저환율로 인한 수출 포기 등 3중고(苦)로 농사를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17일 광주지역 화훼농가들로 구성된 (주)한국화훼 생산유통에 따르면 최근 난방류 가격 인상과 엔화약세로 일본 수출길이 막히면서 화훼재배를 포기하는 농가들이 잇따르고 있다.
광주지역 105개 화훼농가 가운데 난방비 부담과 수출 길 봉쇄로 꽃 재배를 포기한 곳은 15곳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경유도 리터(ℓ)당 520~530원을 육박하고 있고 연탄도 보조금 제도가 폐지될 것이라는 말이 나돌면서 아예 공급이 중단되거나 가격도 50원 인상된 장당 300원에 거래되는 등 난방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반면 국화, 장미, 아이리스 등 화훼류 판매가격은 떨어지고 있고 환율하락으로 수출도 힘들어진 상황이다. 또 방울토마토, 가지 등을 재배하고 있는 시설하우스도 같은 이유로 재배포기하거나 작목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광주 북구 건국동 방울토마토 65농가 중 작목전환을 하거나 재배를 포기한 농가는 30여 곳을 넘어섰고 광산구 평동 방울토마토 100여 농가도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다.
방울토마토 가격은 지난해 연말 kg당 2천300원을 육박했으나 올해는 kg당 1천200~1천300원 등으로 떨어지자 농민들은 온도가 다소 낮더라도 재배 가능한 호박, 고추 등으로 작목을 전환하고 있다.
또 방울토마토나 가지 등도 엔화하락과 일본 현지 수확량 증가 등으로 수출물량이 80%이상 줄어들었고 파프리카는 아예 수출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10년째 화훼를 재배한 안모씨(45·광주 광산구 우산동)는 “난방비 부담이 커진 반면 가격폭락과 수출 중단으로 재배를 포기한 시설농가가 속출하고 있다”며 “추위가 이어지면서 재배를 포기하는 농가들이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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