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렇게 익은 들녘풍작을 감사하니(雲野色賽晴佳)/ 모든 것이 새로 난 맛난 것들(秋熟嘗新百物皆)/ 다만 원컨대 한 해 먹을 것(但願一年平日供)/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위 문장은 ‘세시풍요’에서 나오는 글귀인데 이맘때면 한 번쯤은 되새겨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여느 해고 추석이 되면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더도 말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을 흔하게 사용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는 그렇지가 못해서 안타까울 때가 많다. 농사꾼이 한 해 여름 열심히 일한 누런 들판은 모든 이들로 하여금 풍성함을 만끽하게 한다. 그러나 이번 추석은 농산물 가격문제에다 얼마 전 남동서해안을 강타한 해파리때의 극심한 피해로 어렵게 보낸 어민들이 부지기수니 만큼 어업을 알고 있는 사람으로써, 퍽이나 가슴 아프다.
그래도 온 국민이 맞이해야할 추석, TV에서는 이번 귀성길이 막힌다는 소식이고 보면 명절을 맞으려 저마다 고향을 찾는 것은 나를 낳아 주신 부모님과 자라게 한 고향의 정취에 흠뻑 젖어보려는 마음들로 실로 존중해마지 않게 된다.
미풍양속인 명절을 한 편에서는 부담스럽다거나, 과소비라 비판도 하지만 비판보다는 현실에 맞게 계승 발전시켜 갔으면 한다. 최근에는 개인주의 팽배로 조상 산소 벌초까지도 귀찮게 생각하고 돈으로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고 보면 그렇게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라고 생각이 된다.
게다가 조상 차례나, 제사도 관광지에서 음식을 사다가 조상을 모신다는 얘기도 있고 보면, 미풍양속을 너무 현실에 잣대를 맞추는 게 아닌가 싶어 씁쓸하기도 한다.
우리들의 마음들은 한 없이 너를 때도 있지만 바늘 틈 만큼의 인색함이 상존하고 있음을 상기하였으면 한다. 바람이 있다면 돌아오는 이번 추석 때는 보다 훈훈한 인정이 넘치는 친척과 이웃, 살맛이 나는 이 땅이 됐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코믹스-200727.jpg)
.gif)
돌아가기
.jpg)
 (2).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