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대병원 A교수가 전공의들에게 유흥접대를 강요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수사 결과 교수와 전공의들의 충격적인 종속적 관계가 드러났다는 소식이다. 접대에 싫은 내색을 하는 전공의들에게 “네가 싫다고 했으니까 앞으로는 기회도 없고 나에게 배울 생각을 말라”고 협박까지 해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선망의 대상인 의사 직의 명예가 실추됨은 물론 의료계의 도덕성까지 구렁텅이에 빠뜨리고 있는 실정이다. 협박에 못이긴 한 전공의는 지난 7~8월에 2차 유흥접대비로 530만원을 사용했다는 것도 드러났다. 도를 넘은 A교수의 전횡에 분을 금치 못할 지경이다.
광주경찰청 광역수사대가 밝힌 바에 따르면 A교수는 매주 2~3번씩 수술이 끝나면 수술에 참여한 전공의들과 회식을 했으며, 이 회식은 매번 A교수가 회식장소와 참석자, 비용부담자를 지정했다는 것이다. 이는 직위를 이용한 무소불위적 행태임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한번에 10만~20만원이 드는 식사가 끝나면 A교수는 제자들과 함께 2차를 위해 유흥주점으로 향했다. 경찰이 밝힌 A교수의 유흥접대 강요는 20여회로 금액으로는 2400여만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 뿐만 아니다. A교수는 병원에 정식 도입되지 않은 고가의 주사제를 환자 173명에 276회에 걸쳐 처방한 뒤 치료비 4140만원을 횡령했다는것이다. 신약을 처방하는 데는 전공의들이 이용됐으며, 그는 전공의들에게 신약을 홍보케 하고 치료비도 현금으로만 받도록 강요하면서 이같은 일을 저질러 왔다. 의사인지 장사꾼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사심에 몰두한 것이다. 이는 도덕적으로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A교수의 이런 행태에 대해 시정을 요구하는 전공의에게는 “너는 눈빛이 맘에 안들고 인상이 좋지 않다”며 인격적인 모욕도 서슴지 않았다.
정당한 실력으로 평가를 결정해야할 상급자가 소위 ‘잘 보이는’ 사람을 우선시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것도 성상납이라는 치졸함에 할말이 없다. ‘반쪽짜리 의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전공의들의 불안감을 이용한 추잡스런 이런 행위는 두 번 다시 발생되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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